물은 맛이 있으면 지겨워서 계속 마실 수가 없다. 공기는 향기가 없기 때문에 평생 마셔도 질리지 않는다. 나는 하나님으로부터 공짜로 받은 물과 공기를 감사하기를 잊고 살고 있다. 나의 인생은 일회용이고 한 번밖에 살 수 없다. 살아 있는 동안 향기 나고 멋지게 살고 싶지만 내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
내 마음 속에 세속적인 욕심이 가득하기 때문일까. 남의 인생은 희극보다는 비극적인 것이 더 재미있게 느껴지던 때가 있었다. 어느 선교 목사님이 무신론자와의 대담에서 “사람들에게 살아 있는 동안 기뻐했느냐? 남을 기쁘게 했느냐?”라고 물었다. 사람들은 대답을 할 수가 없었다. 자신의 살아온 인생이 별로 기쁘지도 않았고, 남을 사랑하지도 도와준 적도 없었기 때문이었다.
나의 인생이 행복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내 자신을 돌아보고 잘못된 나의 생각과 마음을 변화시켜야 한다. 우리는 친지와 사랑하는 사람과 대화를 나눌 때 상대방의 의견이 내 마음에 들지 않을 경우가 있다. 내가 말로써 상대방을 이기려고 들면, 상대방은 순순히 지려고 할까. 말로써 서로 다툰다면 이 세상에 질 사람이 아무도 없다. 상대가 바뀌기를 기다리지 말고 내가 바뀌어야 한다. 사실, 내가 바뀐다는 것이 보통 어려운 것이 아니다. 살아온 인생의 습관과 자존심이 상대를 관용하기를 거부하기 때문이다. 습관과 자존심을 고집하기 보다는 남을 배려하고 사랑하는 것이 나를 더 행복하게 하는 것이 아닐까.
내가 숨을 쉬고 살아있다는 것은 기적이다. 하지만 이 기적을 하나님께 감사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조선시대의 평균 수명은 38세였다. 지금 한국인들의 평균 수명은 80세 이상이다. 우리는 좋은 시대에 태어나서 조선 때보다 두 배 이상의 삶을 살고 있다. 얼마나 축복받은 인생인가.
꽃은 피고 진다. 꽃은 지려고 피는 것이 아니다. 꽃이 피고 지는 것은 슬픈 일이다. 아름답게 늘 피어 있으면 좋으련만. 내가 태어난 것은 죽기 위해서가 아니다. 태어나서 행복하게 살기 위해서 태어난 것이다. 내가 살아 있는 지금 이 순간이 축복이다. 내일 나에게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남은 인생을 남을 사랑하고, 남과 더불어 즐겁고 행복한 삶을 살아야 하지 않을까. 나도 오래 전에는 내 마음에 들지 않는 사람, 미워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나이가 많이 들어서 철이 이제야 들었는지, 남을 미워할 필요가 없음을 깨달았다.
사랑이 우리를 행복하게 하는 이야기가 있다. 1849년 12월. 러시아의 세묘노프 광장에서 한 사형수에 대한 사형 집행이 거행되었다. 사형수는 반정부 혐의로 사형 선고를 받은 28살 청년이었다. 집행관이 청년에게 마지막 5분간의 시간을 주었다. 청년은 내 인생이 5분 이후에는 끝이구나, 라는 생각에 이르자 사랑하는 사람들이 생각났고, 그들의 얼굴을 떠올리며 기도했다.
“하나님, 사랑하는 사람들이 나 때문에 많은 눈물을 흘리지 않게 하소서. 나로 인해 너무 많이 슬퍼하지 않게 하소서.”
사형수가 2분이 남았다고 알려준다. 그는 생각했다. “나는 왜 이렇게 헛된 시간 속에서 살아 왔을까. 만약 내게 소중한 시간이 주어진다면 얼마나 좋을까.” 집행관이 1분이 남았음을 알린다. “지금 나의 눈앞에 보이는 것들이 모두 소중하게 보인다. 앞으로는 이들을 볼 수가 없구나. 아쉽고 또 아쉽다.”
사형 집행 군인들의 총을 장전하는 소리가 들렸다. 바로 그때, 기적이 일어났다. 황제의 연락병이 달려와 집행관에게 외친다. “사형 집행을 멈추시오.” 사형 대신에 유배를 보내라는 황제의 명령서가 도착했다.
이 사형수는 러시아의 대 문호인 도스토예프스키였다. 그는 동생에게 편지를 썼다. “인생은 하나님의 선물이고, 모든 순간이 영원의 행복일 수 있었던 것을... 조금 더 일찍 알았더라면 내가 행복한 인생을 영위하지 않았을까.”
도스토예프스키는 임종 직전 시베리아에서 늘 읽었던 성경책을 가슴에 꼭 안은 채 세상을 떠났다.
제자가 예수 그리스도께 미운 사람들에 대한 용서를 몇 번이나 하면 되느냐고 물었다, 예수님은 용서하고, 또 용서하고 끝없이 용서하라고 제자들에게 부탁했다. 사랑의 꽃은 용서이고, 용서의 끝은 은혜이고 기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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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니얼 김 사랑의 등불 대표, M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