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차별 이민 단속·체포] UCLA 학생 국경 입국하다
2025-04-21 (월) 12:00:00
노세희 기자
▶ 멕시코 다녀오던 여학생 샌디에고 검문소서 체포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유학생은 물론 영주권자 등 합법적 체류자들까지 무차별적인 이민 단속의 대상이 되면서 미국 내 이민자 사회 전반에 추방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UCLA에 재학하는 한 유학생이 국경 검문소에서 별다른 설명 없이 연방 당국에 의해 구금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지난 16일 밤 UCLA 대학원에 재학 중인 여성 유학생이 멕시코에서 미국으로 재입국하려다 샌디에고 인근 샌이시드로 국경검문소에서 연방 세관국경보호국(CBP)에 의해 구금됐다. 여학생의 이름과 국적은 공개되지 않았으며, 현재까지 구금 사유나 멕시코 방문 이유는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학생은 구금 직전 UCLA에 긴급히 연락을 취했으며, 이후 연락이 끊긴 것으로 전해졌다.
이 사건이 알려지자 다음날인 17일, UCLA 교수와 학생 약 150명이 머피홀 앞에 모여 시위를 벌였다. 참가자들은 학교 측에 유학생 보호를 위한 보다 적극적인 조치를 요구하며, 구금된 학생의 즉각 석방을 촉구했다. 시위자들은 “유학생이 미국에 합법적으로 체류하고 있음에도, 예기치 않은 비자 취소와 강제 구금에 노출되고 있다”며 연방 정부의 이민 정책 변화가 초래한 불안감을 토로했다.
실제로 UCLA에서만 최근 20명의 유학생 비자가 취소됐으며, 캘리포니아 주 전역에서는 120명이 넘는 유학생이 같은 상황을 겪었다. 국토안보부는 이들의 SEVIS(학생 및 교환방문자 정보시스템) 신분도 일방적으로 종료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이들이 학업을 지속하거나 졸업 후 합법적으로 취업하는 데 필요한 법적 지위를 잃었음을 의미한다.
더 큰 문제는, 당국이 이 같은 조치의 구체적 사유를 밝히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일부 학생들은 단순한 교통 위반 등 경미한 사유로도 비자가 취소된 것으로 드러났다. 이전 행정부 하에서는 이 같은 사소한 위반은 비자 문제와 연계되지 않았던 반면, 트럼프 행정부는 ‘무관용 원칙’을 앞세워 모든 위반 행위를 이민 규제의 근거로 삼고 있다.
UCLA 교수진과 학생 대표들은 “UC 시스템 전체가 유학생 보호에 적극 나서야 한다”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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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세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