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부신 해님이 떠오르기를
2025-04-18 (금) 07:20:35
산모퉁이를 돌아 꽃바람이 몰려오고
구름 같은 면사포 곱게 드리운
사월의 신부, 수줍은 미소로 온다
행복한 발걸음이 춤추듯 떨리면
웃음소리 깔깔대는 아이들
세월은 동행자 되어
설움과 회한의 절망이
외줄타기 하듯 흔들며 지나가고
사월이 다시 돌아와
머리에 흰서리 곱게 물들면
손주들의 합창소리
꽃비 되어 내린다
모든 것 흠뻑 주고픈 벅찬 마음
뒷짐지고 여유로이 노니는
바람이 서둘지 말라고
금방이라도 터뜨릴 것 같은
꽃망울이 곱게 눈 흘기며 기다린다
나는 바람 되어
사랑의 눈맞춤으로 다가간다
사월은 그리움 되어 향기를 날리고
빛바랜 내 추억은
마른 나무에 초록 삶을 띄우고
눈부신 해님이
방긋거리며 떠오르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