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NYT “대통령이 수사 실무 직접 관여”…백악관 “선거 무결성 차원”
▶ 정보기관 총괄 국가정보국장이 업무 범위 넘어 FBI 수사 관여 논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로이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2020년 대선 투표지 압수수색에 투입된 연방수사국(FBI) 요원들과 직접 통화하며 수사 상황을 챙긴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정보기관 수장인 털시 개버드 국가정보국(DNI) 국장이 현장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FBI 요원들 간 전화를 연결한 것으로 파악돼 파문이 예상된다.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2일 트럼프 대통령이 조지아주 풀턴 카운티 선거관리위원회 압수수색 다음 날인 지난달 29일 FBI 애틀랜타 지부 요원들과 통화했다고 보도했다.
개버드 국장은 FBI 요원들과의 비공개회의 도중 자신의 휴대전화를 이용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처음에는 전화를 받지 않았으나 곧 다시 연락해왔으며, 스피커폰을 통해 요원들에게 질문을 하고 노고를 위로한 것으로 전해졌다.
통화 시간은 1분 남짓으로, 마치 코치가 선수들을 격려하는 것 같은 분위기였다고 한 당국자는 설명했다.
이번 사안의 핵심은 현직 대통령이 정치적으로 민감하고 개인적 이해관계가 얽힌 수사를 담당하는 현장 요원들과 직접 소통했다는 점, 정보기관을 총괄하는 DNI 수장이 업무 범위를 넘어 FBI의 수사에 관여했다는 점 등 크게 두 가지다.
NYT는 "대통령이 법무부나 FBI 수뇌부를 건너뛰고 DNI 국장을 거쳐 FBI 일선 수사관들과 직접 접촉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사법기관의 정치적 독립성을 훼손하며 보복의 도구로 삼는 것을 넘어 자신과 이해관계가 얽힌 수사의 실무 단계까지 직접 관여하고 있다고 NYT는 비판했다.
백악관은 반박에 나섰다.
백악관 대변인실의 데이비스 잉글은 "트럼프 대통령은 선거 보안을 위해 최고의 애국자들로 구성된 팀을 신뢰하고 있다"며 "개버드 국장과 캐시 파텔 FBI 국장은 대통령의 선거 무결성 우선순위를 이행하기 위해 협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FBI의 상위 부처인 법무부의 토드 블랜치 부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수사 관여 사실을 부인했다. 개버드 국장의 현장 방문 이유에 대해서는 "선거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라고 말했다.
미국 법조계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FBI 요원들 직접 접촉이 향후 재판에서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의 법적 다툼 상대방인 피고 측이 이를 '정치적 표적 수사'의 근거로 삼아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한 FBI 요원들을 증인 삼아 기각을 요청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번 수사는 조 바이든 후보가 최종 승리한 2020년 대선 당시 조지아주 선거 결과에 대한 트럼프 행정부의 재조사 작업 차원에서 진행되고 있다.
당시 트럼프 후보는 조지아주에서 약 1만1천표 차이로 패배했으며, 수작업 재검표 결과 부정선거 증거는 발견되지 않았다.
그러나 2024년 대선에서 승리해 2기를 맞은 트럼프 행정부는 최근 2020년 대선 당시 사용된 투표용지 수십만 장과 유권자 명부, 투표기 스캐너 이미지 등을 압수하며 2020년 대선 결과에 대한 의구심을 다시 제기하고 있다.
이번 압수수색과 행정부의 잇따른 소송은 오는 11월로 예정된 중간선거 결과에 불복하기 위한 포석일 수 있다고 NYT는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