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치가 점점 더 수습할 수 없는 국면으로 빠져들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의 아마추어리즘 정치와 의회 다수 의석을 점령한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방탄 몸부림이 맞물려 그야말로 나라꼴이 파탄 직전이다.
이런 정치 혼란 속에 북한 김정은의 한반도 영구 분단론이 고착화할 것 같아 그것이 더 두렵다. 남북 간의 대화 자체가 완전 두절되고 남한의 정치 상황마저 극도의 혼란 속에 놓여 있는 상태 아닌가. 그러니 남북분단 고착화 해결 임무는 해외동포들이 떠안을 수밖에 없게 되었다. 해외에 거주한다고 해서 국토 분단 상태를 남의 문제처럼 외면하는 것은 배신이며 불충이다.
외국 이민 신분이면 북한 방문이 국내법에 저촉되지 않는 편리함이 있다. 남북의 국제적 입지나 내부사정을 객관적으로 공정한 안목을 유지할 수 있다.
특히 재미동포들은 80년대 초부터 다수가 북한을 왕래해 왔다. 분야별로 학문교류, 문화교류, 상업거래, 선교활동, 가족방문 등을 하는 동안 북한에 기반을 닦았고 인맥도 형성되어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북한에 자기 분야의 기반이 있다거나 인맥이 축적돼 있다는 것은 무형의 대북자산이다. 따라서 지금이야말로 해외동포들이 남북 단절의 해결사로 앞장서야 할 좋은 기회라고 판단된다. 지금부터가 동포들이 ‘남북통일 촉진 결성체’ 같은 것을 조직하고 개입해야 할 최적기일 것이다.
북한 김정은이 정권연장 수단으로 국가 분리를 획책하고 있지만 일시적인 기록으로라도 절대 용납할 수 없는 망발이다. 이제야말로 북한을 왕래하면서 도움을 주고 우호적 교분을 쌓았거나 과학적, 문화적으로 함께 연구한 경력이 있거나 통일운동에 헌신했던 인사들이 앞장서야 할 시간이다.
순수 중도 지향적이고 여야 어느 정당에도 깊이 몸담은 경력이 없는 인물들로 구성하는 동포 조직을 출범시킬 것을 제안한다. 더하여 남북문제를 중재하려는 결성체는 편파적이거나, 오해할 수 있는 조항을 배제하고 단어 하나에도 남북이 함께 수락할 수 있도록 중도 노선을 견지해야 할 것이다.
최근에 소수의 동포들이 ‘남북 종전협정'을 외치던데 궁극적 목표는 종전이 되겠지만 북한의 종전협정 속셈은 “전쟁 안하기로 합의해 놓고 한반도에 왜 미군이 들어와 있느냐, 철수하라"라는 공세전술 임을 알아야 한다. 종전협정을 하고나면 미국과의 합동군사 훈련, 외국 군함의 한반도 방문도 침략행위로 간주하겠다는 것이다.
북한과 ‘우호조약'을 맺고 있는 북한 국경지대 바로 강 건너 또는 산 하나 넘어 동북 3성에는 수십만의 중공군이 진을 치고 있다. 김정은은 쉬지 않고 신형 유도탄, 미사일 발사시험을 하며, 핵무기로 협박을 가해 오고 있다. 또한 “대한민국은 다른 나라이며 전쟁으로 점령해야 할 적국이다”라고 선언한 상태다.
이와 같은 대결 국면에 해외동포 결성체가 남북 양측에 종전협정 따위를 중재안으로 내놓는다면 양측 모두로 부터 신뢰와 영향력을 잃게 될 것이다. 동포 결성체가 남북문제 해결사 지위를 가지려면 최선의 ‘남북 윈윈(Win Win)' 방안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남북은 통일 대원칙으로 ‘7.4 공동성명’을 채택한 바 있다. 비록 박정희, 김일성 독재자가 서명을 했지만 내용만큼은 ‘최고의 통일교본'이라고 나는 신봉한다.
김대중(DJ) 대통령의 ‘4대 강국 보장하의 남북 연방제' 제안 역사도 좋은 참고 자료다. 북한(김정일)의 공감을 크게 얻어 최초로 '영수회담'을 성사했다. DJ는 중, 러, 미, 일 4강의 불간섭 보장이 있어야만 남북통일이 순조롭게 진행될 수 있다고 적시했었다.
스위스의 중립국 정책도 연구해 볼 가치가 있을 것이다. 이탈리아, 독일 등 7개 국가로 둘러 쌓인 스위스는 중립을 선언하기 위해 각 정당의 제복(uniform)마저 같은 색깔로 통일시켰고 자주국방을 위해 22만 군대도 유지했다. 2차 대전 중 군비조달의 단절을 우려하는 히틀러의 약점을 파악하고 나치 공군의 스위스 상공 통과도 엄격히 금지시켰다.
해외 동포 ‘남북통일 촉진 결성체(가칭)'가 조직되면 남북 정권 모두가 적지 않은 영향을 받을 것이다. 결성체 또한 논리와 설득력, 리더십을 갖춘 해외 여러 나라에 산재해 있는 순수 중도인사들을 선발하여 구성하고 시종일관 남북 윈윈 방향으로 이끌어 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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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용 전 한민신보 발행인, V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