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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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양온 아이들이 뿌리를 찾는다

2024-06-25 (화) 서윤석 국제PEN 클럽, V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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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찾아주신 엄마한테서 편지 왔어요
사진도 왔어요
두 살짜리를 미국으로 입양 보내고 25년만에
연락이 닿은 엄마가 딸에게 처음 보낸 편지다
서투른 글씨로 연필로 쓴 편지에는
처음부터 “미안하다, 은정아 이 에미를 용서해다오.”
끝에도 “미안하다, 용서해다오.”
영어밖엔 모르는 은정 양에게 한글을 번역해 주는데
가슴 아픈 사연에 목이 메어 멈추고 또 멈추고
우리 모두 눈물이 끊임없이 흘러 옷을 적신다

가난하였기에
딸이니까
아들이면 무엇해
흑인 피가 섞인 아이는 한국에선 못살아
처녀가 애를 낳았으니까 어떻게 살아
찢어지게 가난해서 어떻게 먹고 살 수 있어
더 풍족한 곳에 가서 사는 것이 낫지
모두가 딱한 사정들이 있었으리라

지난 수십년 동안 KAL비행기 타고
우윳병을 빨면서 울며 떠나온 아이들
그 뿌리를 찾는다
불쌍한 우리 아이들이
어른이 되어서도
결국 그 뿌리를 찾는다

<서윤석 국제PEN 클럽, V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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