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4세 여성 환자가 심한 어지럼증으로 필자를 보러 왔다. 환자의 어지럼증은 40대 후반부터 시작되었다고 한다.
지난 몇 년간 환자의 어지럼증은 더욱 빈번하게 나타났으며 그 강도 또한 더욱 강해졌다고 하였다. 심한 어지럼증이 한번 올 때면, 하루 종일 아무 일도 할 수 없을 정도로 환자의 일상생활에 심각한 지장을 초래하고 있었다. 환자의 어지러운 증상은 주변이 한쪽 방향으로 계속 돌면서 넘어질 것 같은 느낌으로, 매번 구토할 것 같은 오심 증상이 동반되었다.
가끔씩은 갑자기 앞이 깜깜해지며 정신을 잃을 것 같아 주저앉아버리는 빈혈 증세도 나타났다.
한 가지 특이할 점으로 환자는 오랜 동안 두통으로 고생을 하였다고 하는데, 환자의 두통 또한 최근 들어 더욱 빈번하게 나타난다고 한다. 두통 또한 매우 심해져 머리가 아파서 정상 활동을 못하는 경우가 많아졌다고 하였다.
필자가 더 자세히 물어보아서 알아낸 사실은 환자의 어지럼증과 두통이 일정간격을 두고 나타난다는 점이었다. 보통은 주위가 빙빙 도는 형태의 어지럼증이 먼저 오고, 그 이후에 머리의 통증이 따라오는 경우가 많았다. 그리고 이때 여러 가지 다양한 증상들이 동반되어 함께 나타나는데, 앞서 말한 오심 증세와 눈이 사물의 움직임에 매우 민감해지며, 눈과 귀가 큰 소리나 밝은 빛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증상들이 나타났다.
가끔씩은 두통이 시작되기 전 귀에서 소리가 들리거나 반대로 청력이 떨어져 소리가 잘 안 들리는 경우도 있었고, 심한 경우 말하는 것도 어눌해지고, 눈에서는 물건이 둘로 보이는 복시가 나타나기도 하였다.
환자는 여러 가지 신경학적인 검사를 받았으며, 그 가운데 환자의 뇌자기공명영상에서는 퇴행성 변화의 하나인 뇌의 백색질 변화가 심한정도로 있음이 관찰되었다. 뇌사진은 환자가 매우 오랜 기간 신경학적 질환을 앓아 왔음을 시사하였다. 환자는 오랜동안 편두통으로 고생해왔었다고 하였다. 환자의 어지럼증은 여러 소견들을 종합해볼때 편두통의 일부로 나타나는 편두통성 어지럼증으로 판단되었다. 편두통성 어지럼증에 대해서는 매우 효과적인 치료와 예방요법이 알려져 있다. 물론 이 여성 환자에게도 이를 적용하여, 궁극적으로 증상의 상당한 호전을 볼 수 있었다. 환자는 과거 여러 차례 병원을 방문하였으나, 진단을 제대로 받아본 적이 없었다고 하였다.
신경내과는 뇌를 포함한 신경계에 생기는 질환들을 진단 치료하는 전문 영역이다. 문의 (571)620-7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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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정국 신경내과 전문의 의학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