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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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 노인 병동

2024-06-19 (수) 이은애 한국디카시인협회 워싱턴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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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 부뚜막 위
말라붙은 삼베 보자기
주름살 가득한 얼굴에
천진한 웃음이 흐른다.

먼 공간을 방황하는 눈빛
무엇에 쫒기는 초조가 가득하고
다가오는 손길이 너무 간절해
그리움의 물이 고인다.
생존 욕마저
오랜 망각 속에 흩어지고
어린아이 밥투정은
오히려 아름답다.

열심히 쌓아온 생활의 방편
어둠 속에 찾을 길 없고
웃음을 전하는 원초적 감각은
새로운 길을 틔운다.

불기가 사그라진 삼나무 재
끈질긴 삼베 줄기의 모진 생명
잊혀진 사랑의 그림이
노인 병동에 걸려있다.

<이은애 한국디카시인협회 워싱턴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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