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릴랜드 26회 연합찬양제 총 연습을 끝내고 여선교회 임원들과 베세토 분식집에 모여 식사를 하였다.
일하느라 늦게 도착한 제게 “회장님 뭘 시켜드릴까요”, “아뇨, 저는 됐습니다.”
“그럼 이 거라도 드세요.”, 접시를 보는 순간 나는 마른 침을 꿀꺽 삼켰다.
제일 먼저 눈에 띄는 건 먹음직스러운 갈치 한토막 그 옆에 예쁘게 썰어놓은 순대와 간, 난 얼른 뒤로 돌아 큰 숨을 몰아쉬었다. 그리고는 그 맛있는 갈치 한토막을 가시에 찔려가며 맛도 모르고 꾸역꾸역 넘겨내렸다.
미팅이 끝나고 임원들과 그 옆 커피샵에 들러 커피를 마시는데, 전도사님이 내게 물었다. “권사님 순대 싫어하세요?” 그 옆에서 부회장이 “어머, 저는 당뇨가 있어서 고기는 못 먹어도 순대는 엄청 좋아해서 그냥 막 먹어요” 내가 안 먹고 밀어놓은 순대가 아까웠는지 그런다.
난 퉁명스럽게 “난 순대 절대 안 먹어요”, “어머, 왜요?” 두 사람이 나를 빼꼼이 쳐다보았다. 약간 망설이다 “어머니 생각이 나서요….”
50년전 이민 올 때 약속했다. “어머니, 조금만 기다리세요, 꼭 모시러 올께요.”
그리고 세월은 그냥 지나갔다. 언젠가 어머니께 전화를 드렸는데, 목소리가 이상해서 “어머니, 왜 그러세요?” “아니, 아무것도 아니다.”
“빨리 말씀하세요, 전화요금 비싼 것 아시잖아요.”, 70년대였으니까.
“그게 내가 너 모르게 용돈 좀 벌어보려고 순대를 만들었는데, 처음이라 근데 옆구리가 다 터져 팔지도 못하고… 먹지도 못하고….”
나도 더 이상 말을 해줄 수가 없었다. 우리 셋이 냉커피를 빨대로 빨며, 냅킨을 눈가로 가져갔다. “아, 그렇구나… 권사님 ‘순대’ 한 번 써주세요.”
“그럴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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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인숙 메릴랜드 연합 여선교회 증경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