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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김호중에게 돌을 던질 건가

2024-05-28 (화) 이영묵 문인/ 맥클린, V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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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주한 미군 사령관 위컴이 한국인들은 들쥐 같다고 말을 한 적이 있다. 앞서가던 들쥐가 절벽에서 떨어져 죽어가도 뒤따르던 쥐가 멈추지 않고 계속 따라 절벽 아래로 뛰어들어 죽는 습성을 이야기 하는 소위 들쥐 래밍(lemming)말이다. 하지만 이 이야기는 30 몇 년 전 이야기라 이제는 달라졌다고 생각했었는데 김호중 사건을 보니 아직도 그런가 하는 생각이 든다.

사실 요즈음 언론은 가수 김호중 기사로 넘쳐난다. 얼마 전에 검찰에 불려가서 조사를 받고 나오는 기사와 사진을 보니 그의 옷차림이 꽤나 흥미롭다. 몽클레르 바라니 항공 자켓을 입고 있는데 그 값이 132만원, 빈스모크 캡이라는 8만원짜리 모자, 그리고 177만원짜리 루이비통 신을 신고 있었다. 나야 기사를 보고 이름이니 금액이니 하며 이 글을 쓰고 있지만 루이비통 말고는 다 처음 듣는 브랜드 네임이다.

세상에서는 행운이었던지 또는 각고의 노력이었던지 좌우간 신흥부자는 늘 탄생한다. 그 중에 철없는 사람들이 잘랐다고 돈 자랑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을 우리는 졸부라고 부르는 것 같다. 확실히 김호중도 그의 옷차림을 보니 졸부인 듯싶다.


그런데 그가 감옥에 들어갔다.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지도 못했다고 해야 하나? 당초 사고가 났을 때에 상대 차를 탄 사람에게 사과하고 보험회사에 연락만 하면 되었을 터인데 도망가고 매니저에게 대신 사고 낸 것처럼 거짓질 하게 하는 등 참으로 한심한 짓을 했다. 흔히 보는 시장 잡배들의 하는 짓거리이다.

그런데 도대체 김호중이란 사람은 누구인가? 신은 사람마다 특이한 탈렌트를 준다. 어떤 사람은 폐활량이 아주 크고 피로회복이 아주 빨라 2시간 달려도 피곤하지 않아 마라톤 선수가 되고, 어떤 사람은 기억력이 특이해서 수백의 전화번호를 술술 외우기도 하고 어떤 사람은 10분 만에 핫도그를 76개를 먹어 세계 챔피언이 되기도 한다.

그리고 김호중은 신에게서 아주 귀중한 선물을 받았다. 천상의 목소리를 선물로 받았다는 말이다. 그래서 그는 많은 사람에게 즐거움을 주는 인기 기능인이 되었다. 그런대 기능인이 다 존경을 받는 스타가 될 수 없다. 다시 말해서 그는 천상의 목소리를 신에게서 받은 기능인이지 만인에게 존경을 받는 스타는 아니다. 그래서 그는 잘못을 했고 감방에 갔고 아마도 몇 달 감옥에서 살다 벌금 얼마내고 집행 유예로 풀려날 것 같다. 그것이 내가 예견하는 그의 미래이다.
그것은 그렇지만 작금의 신문 기사를 보면서 느끼는 나의 불만은 김호중에게 난도질을 하고 있는 들쥐 같은 떼거리 민심과 그 민심에 동조하는 언론 그리고 판사이다.

죄를 지어도 큰 죄를 지었고 감옥에 가도 벌써 가야할 정치인들이 버젓이 활보를 하는 정도가 아니라 국회의원으로 정치인으로 우리들 위에 군림하고 있고 재판이라고 하나 눈 가리고 아웅인지 김호중 체포 적부심사는 일주일도 안 걸렸지만 이들 재판은 몇 년이 걸려도 결론은 커녕 아직도 증인들만 세우고 법정 증언을 듣는다고 하고 있지 않는가?
김호중에 몰매주고 있는 그들은 왜 이러한 현실에 아무 소리 못하고 있는가? 결국 대중이랄까 사회 여론이라고 할까 하는 가면을 쓰고 있는 들쥐, 그들은 강자에게 강하고 약자에게 약한 것이 아니라 강자에겐 약하고 약자에겐 강한 것인가?

이 글을 쓰고 있는 작금에 문 전 대통령 부인의 타지마할 방문, 윤 대통령 부인의 샤넬 백, 그리고 문 전 대통령의 말도 안 되는 자서전과 그의 가족의 비리 등 정말 가져야 할 진상규명이 차고도 넘친다.

들쥐 같은 대중들에게 감히 말하고 싶다. 아니 호소하고 싶다. 김호중에게 쏟고 있는 그 에너지의 반만이라도 이런 문제에 정력을 쏟으라고 권고한다. 아니 읍소한다. 김호중에게 돌 이제 그만 던지자.

<이영묵 문인/ 맥클린, V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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