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관하다, 라는 말이 있습니다. 사전을 찾아보니 “큰 깨달음이 있어서 세상을 벗어나 사소한 사물이나 일에 얽매이지 않는 경지에 이른다.”라고 되어 있습니다.
서양에도 이와 비슷한 단어가 있는데 이것이 바로 Octogenarian인가 싶습니다. 단어 자체는 나이가 80세부터 89세까지의 사람을 말하지만 함축된 뜻(implied connotation)은 달관한 사람을 octogenarian이라고 합니다.
내 딴에는 나도 그런 나이가 되었으니 최소한 흉내라도 내보며 살아보자 해도 수양이 부족한지 아직도 세상사에 시시콜콜 따지고 싶고 참견하고 싶으니 내가 봐도 참 한심한 놈이란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이런 생각이 든 것이 이 달이 내 생일 달이라 운전면허를 갱신했습니다. 운전 면허증이 집으로 우편배달 될 걸 기다리면서 내 관심은 나이 80을 넘었으니 과연 예전처럼 유효 기간을 10년을 줄 것이냐 이었습니다. 그런데 역시 5년이었습니다. 섭섭했습니다.
그런데 최근 또 내가 달관의 세상이 아니라 또 나서서 시시콜콜 따지고 한 마디 하고 싶은 사건이 하나 한국에서 발생했습니다. 소위 이태원 참사 특검을 하자는 법안이 통과되었다는 소식이었습니다.
2년 전 10월 말일에 미국의 할로윈 데이를 축제라 왜곡하고 철없는 젊은 애들이 이태원에 몰려들어 괴상한 의상으로 축제를 하다가 서로들 깔리고 밟히고 해서 죽은 사건인데 도대체 무엇이 특검의 대상인지, 누구를 벌주고 따지자는 건지 도저히 이해가 안됩니다.
조승희 사건을 기억하십니까? 2007년 버지니아 공대에서 조승희란 한인 학생이 불특정 대상을 상대로 마구 총질을 해서 32명이 죽고 29명에게 중상을 입힌 사건입니다. 그런데 하나의 사건으로 끝났습니다. 한국인이라고 해서 누구 한명 린치를 당한 일이 없었고 그렇다고 그 대학 총장이 물러난 일도 없었고 버지니아 경찰이나 행정부 누구도 책임지겠다 하며 물러난 일도 없었습니다. 그저 하나의 총격 사건으로 처리 되었습니다.
하나 더 라스베이거스 총격 사건을 기억 하시나요. 2017년 한 청년이 음악 축제로 모인 군중을 향해서 1,000발 이상의 총질을 해서 60명의 사망자와 413명의 중상자를 낸 사건 말입니다. 이 사건은 총질을 한 범인이 자살을 했음으로 사건이 종료되었습니다. 연방 정부나 네바다 주나 라스베이거스 어느 누구도 형사 책임은 없었습니다. 단지 범인이 총질을 했던 MGM hotel이 그 방을 빌려주었다는 죄(?) 때문에 그 호텔 보험회사가 사망자와 부상자를 위하여 8억 달러를 지불했던 민사상의 처리뿐이었습니다.
이러한 사건을 바라보는 시각이 비단 미국뿐만이 아니라 세계 사람들이 생각 하는 표준입니다.
그런대 한국은 2002년 단순한 미선이 효순이 교통사고를 극렬 좌파들이 반미 운동으로 몰아붙이며 광화문을 데모 항의의 전쟁터로 만들어 주한 미군 사령관의 사과를 받아내는 그들의 승리를 얻어 냈습니다.
그 이후 광우병, 세월호 침몰사건 등으로 그들은 사회를 어지럽게 만들고 그 횡포가 이제 이태원 특검으로 또 사회를 어지럽게 만들려고 하고 있습니다.
수양이 부족해서 달관이나 octogenarian은 아무래도 되려면 시간이 더 걸리겠습니다만 이태원 특검을 반대하는 하소연 같은 몇 글자 쏟아내니 좀 속이 풀립니다. 역시 나는 아직 평범한 속인인 것 같습니다.
<
이영묵 문인/ 맥클린, V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