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는 제2의‘징검다리 임기’ 대통령이 될 수 있을까?
2024-05-13 (월)
허종욱 전 한동대 교수, MD
재임에 실패한 공화당 후보 도널드 트럼프가 재임을 노리는 현직 대통령 민주당 후보 조 바이든을 꺾고 미국 대통령 역사상 처음으로 일어났던 21대 스티븐 클리블랜드 대통령의 ‘징검다리 임기' 대통령이 될 수 있을까? 대선 6개월을 앞둔 여러 여론조사가 두 후보 사이에 엎치락 뒷치락하는 결과를 보여주고 있어 대선결과에 대해 예측하기가 아주 어려운 사황에 있는 것 같다.
한 예로 지난 7일 ‘디시즌 데스크 HQ(DDHQ) 여론조사분석기관이 발표한 결과를 보면 두 후보가 모두 44.8%로 동점을 기록하고 있다. 그런 가운데서 트럼프 후보가 경합주인 미시간, 위스칸신, 펜실베니아에서 우위를 보여주고 있는 현상은 바이든 후보에게 크게 불리한 징조라고 볼 수 있다.
특히 총 91개의 죄목으로 4건의 기소를 당한 ‘최초의 기소된 전직 대통령'이라는 여러 사법리스크를 질머지고 재판을 받고 있는 트럼프 후보가 바이든 후보의 현직 대통령이라는 유리한 점을 물리치고 차기 대통령에 당선된다면 21대 클리블랜드 대통령이 보여준 ‘징검다리 임기' 대통령의 기적(?)을 재현할 수 있을 것 같다.
바이든 후보도 트럼프 후보에 못지않은 여러 약점들을 있기 때문이다. 바이든후보가 현재 직면하고 있는 국내문제는 이민정책이라고 볼 수 있다. 멕시코 국경을 통해 매일 수천명씩 넘어오는 불법이민자에 대한 그의 정책은 국민의 여론과 일부 민주당 진영에서 조차 비난을 받고있다. 그가 직면하고있는 대외문제는 러시아-우크라이나전쟁과 이스라엘-하마스전쟁이다. 러시아의 강경한 대응정책과 공화당의 우크라이나 지원 반대경향, 그리고 이스라엘의 굽히지 않는 하마스소탕작전은 바이든 정부의 계속돠는 경고에도 굽히지 않고 있으며 이는 미국내 대학가에서 벌어지고 있는 반이스라엘 데모에도 영향을 받지 않을 것 같다. 그러나 바이든 후보가 가지고 있는 약점은 그의 국내외 정책보다도 ‘고령 리스크'라고 생각한다.
81세의 바이든 후보는 고령에 따른 말 실수와 기억력 상실이 반복되는 현상을 공중석상에서 여러번 보여주었다. 지난 2월 바이든 대통령의 기밀문건유출 의혹을 수사해온 특별검사가 그의 보고서에서 바이든 대통령을 ‘기억력 나쁜 노인'이라고 표현한 사실이 공개되면서 이 문제는 더욱 증폭이 됐다.
공화당은 ‘고령 리스크'를 부각시키기 위해 그의 말 실수를 공격 소재로 삼고 있다. 그의 말 실수의 한 최근의 예로 지난 10일 바이든 대통령은 캘리포니아주에서 가진 선거자금모금행사에서 트럼프후보을 겨냥하는 발언중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한국대통령'으로 잘못 말한 사실이 로이터통신에 의해 보도됐다. 따라서 이번 대선의 가장 큰 이슈는 트럼프 후보의 ‘사법 리스크'와 바이든후보의 ‘고령 리스크'가 될 것 같다.
1885년 스티븐 클리블랜드 민주당 후보가 제임스 블레인 공화당 후보를 누르고 22대 대통령으로 당선됐다. 블레인 후보는 클리블랜드 후보가 남북전쟁 때 대리인에게 보수를 지급하고 전쟁터에 나가게 해서 병역의무를 회피했다고 선거운동중에 비난했다. 클리블랜드 후보가 한 과부와 부적절한 관계로 아이까지 갖게 됐다는 언론사의 보도는 공격의 빌미를 가중시켰다. 클리블랜드후보는 과부와의 스캔들을 인정하고 아이의 양육비를 지불하겠다고 선언, 그의 ‘정직성'은 일부 유권자들로부터 동정을 받게됐다는 얘기다.
더구나 블레인후보도 클리블랜드후보와 똑 같은 방식으로 병역면제를 받았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그에게 치명적인 타격을 주었다. 그리고 클리블랜드 대통령은 1888년 벤자민 헤리슨 공화당 후보에게 재선에 실패, 고배를 마셨으나 1892년 헤리슨 후보와 다시 대결 24대 대통령으로 미국 최초의 ‘징검다리 임기 대통령'이 되었다.
장로교 목사를 아버지로 둔 스티브 클리블랜드는 기독교 집안에서 태어나 신실한 신앙생활을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선거운동 중 자신의 잘못을 즉각 인정했다. 따라서 일부 유권자들로부터 인정을 받게 됐다. 장로교인이라고 선언한 트럼프 후보가 ‘징검다리 임기' 대통령에 당선될 수 있는 길은 그의 정직성의 표출이다. ‘사법 리스크'에 걸려있는 상황 가운데 잘못된 것이 있다면 즉시 이를 인정하고 유권자들에게 용서를 구하는 길이 해결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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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종욱 전 한동대 교수, M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