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스테로이드는 나쁜 약이라 안 사용할래요

2024-05-08 (수) 신석윤 약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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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약국에 요새 한참 유행하는 알러지때문에 의사에게 처방을 받은 약을 받으러 온 환자가 있었다.

코밑 입술이 다 헐어 있을 정도로 콧물이 심하게 나와서 의사가 환자에게 콧물 약 스테로이드를 처방을 해주었는데 이 약을 스테로이드라고 설명을 했더니 갑자기 “나 약 안 가져갈래요. 스테로이드는 나쁜 약입니다.”라면서 주치의에게 화를 내고 약을 안 가지고 갔다.

스테로이드가 나쁜 약만은 아니라고 아무리 설명을 해도 그 환자는 이미 유튜브에서 스테로이드에 대한 좋지 않는 정보를 너무 많이 접해 있어서 선입견이 바뀌지 않았다.
과연 스테로이드는 나쁜 약인가? 라는 질문을 유튜브를 보고 난 후에 한번쯤은 생각을 해볼 만 하지만 그 질문을 갖기 전에 그렇게 나쁜 약이면 왜 스테로이드를 약으로 만들어 내었을까? 라는 스테로이드의 존재에 관한 질문을 먼저 하는 것이 순서다.


스테로이드의 좋은 예로 지난 코로나 때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도 코로나에 걸려서 병원에 입원해 있을 때 대통령 주치의가 그에게 강한 스테로이드를 처방해주어서 몸이 좋아졌다고 밝힌 적이 있다. 나쁜 약이라면 굳이 미국 대통령에게 높은 용량의 스테로이드를 쓰지 않았을 것이다.

스테로이드 조제를 하다 보면 한국의 속담이 항상 생각이 난다. 잘 쓰면 보약이고 잘못 쓰면 독약이라는 속담이다. 스테로이드를 두고 우리 속담이 만들어졌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정말 딱 들어맞는 속담이다. 스테로이드는 양날의 칼이다. 잘만 쓰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약이지만 잘못 쓰면 몸을 완전히 망쳐 버리는 약이다. 그래서 의사나 약사의 도움을 꼭 받아야 되는 약의 한 종류이다.

스테로이드는 일반적으로 우리 몸의 내분비 계통에서 나오는 물질이다. 즉 우리 몸에서도 어느 정도의 용량의 스테로이드를 만들어 내고 있다. 스테로이드는 내분비 계통에서 너무 많은 작용에 관여 하고 있기 때문에 약으로서 많은 다른 효과를 볼 수가 있다. 하지만 이것이 곧 지나치면 화가 발생을 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한 가지 대표적인 스테로이드의 작용은 우리 몸의 면역력을 낮추는 기능을 가지고 있다. 우리는 면역력을 낮춘다고 하기만 하면 나쁘다고 생각을 하지만 알러지가 심한 환자들은 이 면역력을 낮추지 않으면 알러지 반응이 너무 심해서 고생을 하게 된다.
그래서 일시적으로 낮은 용량의 스테로이드를 사용하게 된다. 또한 포이즌 아이비에 걸렸을 때도 마찬가지로 스테로이드를 써서 면역력을 낮추지 않으면 손으로 자꾸 간지러운 피부를 만져서 제 2차 그리고 3차 피부 감염을 일으키게 되고 심하게 되면 피부 이식을 할 정도로 심각해진다.

이처럼 스테로이드를 적절하게 잘 사용을 하게 되면 우리에게 큰 도움을 줄 수 있다.
문의 (703)495-3139

<신석윤 약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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