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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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이 되어버렸네              

2024-05-06 (월) 이중길 은퇴의사 / 포토맥 문학회, V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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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을 향해 함께 걸어갈 때 
닿을 수 없는 마음 서로가 알 수 있을까
되돌아 볼 수 없는 길에서
더 늦기 전에 한 송이 꽃이 되고 싶었지
마음을 깊이깊이 심을 수 있는 곳
 
지난 밤 내린 비에
돋아난 가슴의 상처
어루만지는 빗방울이 되고 싶었지
새빨간 얼굴로 돌아설 때
아침을 밝히는 꽃만 바라보았지
 
내 부족한 마음 열었을 때
진심을 담은 눈빛을 따라가며
살며시 피어나는 꽃망울
 
햇빛에 빛나는 꽃 이파리
후회의 입술 서로 부딪치며
눈을, 코를, 귀를 감싸고 도는
향기로운 오월의 아침
 
목덜미로 흘러내리는 이슬을 붙들어
혀로 감아 한 몸이 되네
아아 천상으로 날아 오르는 나비처럼
꽃 속에 파묻혀버렸네
오월의 꽃이 되어버렸네

<이중길 은퇴의사 / 포토맥 문학회, V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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