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회화나무

2024-05-01 (수) 대니얼 박 솔즈베리, M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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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화(槐花)나무
수령 사백세

눈가에 잔 주름이
짙고
골 깊은 가슴팍으로
찬바람 인다

세월을 응시하며
바다
그 암흑의 바다

태고(太古)의 기억을
되살리고 있다

문득
떨어지는 낙엽

경이로운 사백년
또 다음 세월

허리쯤 파묻힌
회의(懷疑)는
미동도 않고
그윽한 눈가엔
가득
습기 어린다

제행무상(諸行無常)
돌고 돌아가는 길

평화로다
평화로다

무상(無上)의 기쁨과
평화로다

<대니얼 박 솔즈베리, M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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