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누름돌

2024-04-07 (일) 김인기 워싱턴 문인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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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미끈하고 잘생긴 돌을 찾아 헤매지만
누름돌은
깔고 앉는 김장배추의
숨통을 확실하게 끊어버리도록
묵직하기만 하면 된다

누름돌 밑에서
절여지고
삭혀지고
발효되어야 할 것이

눌려 지내야 할 세월을 못 참아
누름돌 밑을 빠져나와 위로 뜨면
종단에는
맛깔지게 익지 못하여
옆으로 밀쳐 버려지는 우거지

<김인기 워싱턴 문인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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