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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온난화 방지를 위한 새로운 전략

2024-03-26 (화) 민경훈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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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가 해결해야할 여러 문제 중 시급한 것의 하나가 지구 온난화라는 것은 이제 점점 더 의심의 여지가 없어지고 있다. 이대로 가면 남극과 북극의 얼음이 녹아 해수면이 높아지고 해안과 섬이 물에 잠기며 생태계가 위협받고 극심한 기후 변화가 초래된다는 것도 자명하다.

1,000년만의 가뭄과 폭우가 반복되는 가주에 사는 사람들은 이 문제의 심각성을 누구보다 깊게 느끼고 있을 것이다. 지난 주 바이든 행정부가 차량의 이산화탄소 배출 기준을 2030년까지 다소 완화하면서도 2032년까지 개스 차량을 총 자동차 판매량의 30%로 제한한 것도 온실 개스 배출 줄이기 위한 정책의 일환임은 물론이다. 가주에서는 이미 2035년부터는 개스 자동차 판매 금지를 선언한 바 있다.

이산화탄소 배출 하면 가장 먼저 자동차가 생각나는 것은 매일 대다수 주민이 이용하는 교통 수단이고 개스가 뿜어져 나오는 것이 눈에 보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보다 더 중요한 온실 개스의 주범이 있다. 대다수 주민이 매일 소비하는 육류를 제공하는 축산업이다.


유엔 보고서는 이미 2006년 축산업이 교통 운송업보다 더 많은 온실 개스를 배출한다고 밝힌 바 있다. 축산업은 인간이 만드는 이산화탄소의 9%, 산화 질소의 65%, 메탄 개스의 37%, 암모니아의 64%를 방출하는데 산화 질소는 이산화탄소보다 온실 효과가 300배, 메탄은 30배에 달하고 암모니아는 산성비의 원인이 된다. 산화 질소는 가축의 대변, 메탄은 방귀의 형태로 배출된다.

소 한마리가 방출하는 메탄 개스의 양은 연 150에서 250파운드에 달하고 전 세계에 15억 마리의 소가 있으니까 이들이 내뿜는 메탄의 총량은 연 2,310억 파운드에 이른다. 평화롭게 풀을 뜯고 있는 소 한마리가 사실은 자동차보다 더한 공해 주범인 셈이다.

축산업이 환경을 해치는 방식은 이것만이 아니다. 가축을 기르기 위해 육지 면적의 30%, 이들의 먹이를 기르기 위해 농지의 33%가 사용된다. 벌목된 아마존 숲의 70%가 목장으로 사용되고 있으며 소고기 1kg을 얻기 위해서는 22톤의 물이 사용된다. 이토록 환경을 해치면서 자원을 낭비하는 축산업을 그대로 두고 지구 온난화 방지는 불가능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그 해결책으로 여러가지 방안이 제시되고 있는데 그 중 하나는 가축 사료에 해조류를 섞는 것이다. EPA 보고서에 따르면 사료에 아스파라곱시스 택시포미스라는 해조류를 0.2%만 첨가하면 메탄 방출을 98%까지 줄일 수 있다고 한다. 아직은 연구 단계지만 해조류를 포함한 수산 양식업이 환경 보호에 기여할 수 있다는 보고서가 계속 나오고 있다.

매사추세츠 수산 양식업 협회 보고서에 따르면 굴 한개가 하루 50 갤런의 물을 정화하는 능력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굴은 특히 바닷물을 오염시키는 질소 제거 기능이 탁월한 것으로 밝혀졌는데 굴은 식용으로도 좋지만 화학 비료를 대체할 천연 비료로서도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수산 양식업은 온실 개스 배출 등 환경 오염 없이 건강 식품을 생산할 수 있다는 점에서 미래 산업으로 주목할만 하다. 그 중에서도 요즘 각광을 받고 있는 것이 김 양식이다. 해조류의 종류는 1만개가 넘는데 그 중 가장 인기 있는 것은 김이다. 김의 요드 성분은 세포의 성장과 복제, 재생을 관장하는 호르몬을 배출하는 갑상선 건강의 필수 요소고 오메가 3 성분은 고혈압을 낮추고 심장 건강을 향상시켜준다. 또 섬유질이 풍부해 유익한 세균을 배양, 장 건강을 돕고 면역력을 향상시켜 주며 카로테노이드 성분은 당을 조절해 당뇨의 위험을 낮춰준다.

이처럼 김의 효능이 알려지면서 세계 김 소비량은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그리고 그 최대 수혜국은 한국이다. 김 생산량 1위인 한국의 세계 시장 점유율 70%가 넘는데 지난 10년 연 8% 수출 증가를 기록, 작년 매출이 처음으로 1조원을 돌파했다. 한국 정부도 작년 3월 충남 서천을 ‘김 산업 진흥 구역’으로 처음 선정하는등 김 산업 지원에 힘을 쏟고 있다.

자연 보존 협회 (Nature Conservancy)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 음식 생산업은 대지 황폐화 원인의 80%를 차지하고 70%의 식수를 사용하며 33%의 온실 개스를 배출한다. 반면 김을 비롯한 해조류 양식은 이런 부작용이 거의 없고 오히려 이산화탄소와 질소를 흡수해 환경을 정화하고 해양 생태계를 풍요롭게 한다. 지구 온난화 문제는 하루 아침에 해결될 수 없지만 인류가 육류 소비를 줄이고 해조류와 굴 등 해양 양식물 섭취를 늘린다면 적지 않은 도움이 될 것이다.

<민경훈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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