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어느 날의 봄 내음

2024-03-24 (일) 이지현 베데스다, M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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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 봄날 차창 밖으로 보이는
아주 커다란 큰 나무 한 그루
온통 흰 꽃으로 덮혀 있다

잔 가지에 달려있는 꽃들이
싸~한 봄 바람에 몹시도 출렁거린다

내 눈에 비치는 느낌의 감각은
갓 튀겨낸 탐스런 하얀 강냉이들
나뭇가지에 마냥 꽂아 넓디 넓은 공간속에
던져 놓은것 같다 아!


장날
늙수그레한 아저씨가
뻥튀기 화덕에 불을 지피느라
연기를 많이 마신 탓인지
컬컬한 목소리로 한껏
높여 지르는 소리
“뻥이요” 소리 친다

소박함과 부지런함과 정직함으로 가득 채워진
정다운 모습들
큰 뻥소리에 얼굴엔 소리없는 웃음들
어느날 갑자기 쏟아진
우박 덩어리처럼
그들 등어리 뒤로 강냉이가 빗겨 간다

“아유 깜짝이야” 한껏 차려입은 시골 처녀의
간지러운 목소리
부수수한 총각이 짓궂은 장난을
걸어온다

강냉이 냄새
시골 냄새
그리운 고향 냄새들

그 속에 내 봄 냄새도 함께 한다
흰 꽃잎 하나가 내 입술에 스친다
아! 이 봄에….

<이지현 베데스다, M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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