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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펀트 점프스 (Elephant Jumps)

2024-03-03 (일) 재스민 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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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스민 박의 워싱턴 맛집 큐레이팅

▶ 버지니아에서 제일 맛있는 태국식당

엘리펀트 점프스 (Elephant Jumps)

바나나잎 장식으로 이국적인 정취를 더한 시그니처 바나나꽃 샐러드.

조금 색다른 게 먹고 싶을 땐 새롭고도 친근한 ‘타이퀴진’이 답이다. 평론가들이 극찬한 태국식당, 엘리펀트 점프스. 백 년 전 레시피를 재현한 바나나꽃 샐러드에 날아갈 듯 바스러지는 파파야 튀김, 바삭바삭 통생선, 풍미 가득 볶음밥까지. 요즘 물가에 10불로 맛깔스런 점심을 먹을 수 있는 깨끗하고 친절한 이 밥집은 ‘로컬 비즈니스의 정석’을 보여준다.

14년간 이어진 평론가들의 찬사
태국식당에 대한 평소 내 의견은 ‘동네마다 있지만 맛있는 집이 없다’와 ‘메뉴판 글만 보고 주문하면 복불복’이었다. 엘리펀트 점프스는 내공이 다르다. 워싱턴포스트, 워싱토니안 ‘베스트 레스토랑’에 해마다 상위권을 지키는 일등 태국식당. 14년간 수많은 평론가가 칭찬한 맛집이다. 전통 태국요리부터 창작요리까지 평론에 반복 등장하는 추천메뉴는 다음과 같다.
 
백년 전 레시피를 고증한 바나나꽃 샐러드
태국 북부지방 전래의 바나나꽃 샐러드(Banana Blossom Salad, 14불)는 꼭 먹어봐야 한다. 얇게 썰어 찐 바나나꽃, 닭고기, 새우에 칠리소스, 코코넛밀크 조합이 매콤, 달콤, 새콤하다. 자홍색 바나나잎 장식은 또 얼마나 이국적이고 아름다운가! 

하지만 파파야튀김(Fried Papaya Spicy Salad, 11불)을 안 먹어보고 여기 왔었다 말은 말자. 물기 많은 파파야를 어찌 튀겨 깃털같이 가벼운 식감, 천상의 맛을 내는지 5스타 호텔에서 덕팻(Duck Fat) 프라이에 자부심을 가져온 나로서도 미스테리다. 이밖에 커리소스 로스트덕(Cow Soy Duck, 25불), 고소한 틸라피아(Crispy Tilapia, 19불)도 맛있다. 시그니처 새우빵과 훌륭한 태국식 수프를 곁들이면 더 좋다. 주목할 것은 계산대 옆 작은 칠판! 메뉴판에 없는 제철 특별요리들이 쓰여있다.
 
10불에 즐기는 런치콤보 12가지


햄버거 세트보다 싸다. 대표적인 메뉴들로 구성된 12가지 런치콤보가 9~11불, 주 7일 오후 3시까지 제공된다. 팟타이, 그린커리, 드렁큰 누들, 새우볶음밥 등 메인을 고르면 샐러드, 밥, 타이 스프링롤, 새우빵, 수프 등이 함께 나온다. 가격은 분식집인데 분위기는 카페. 푹신한 벨벳의자에 앉아 미술품 장식을 둘러보는 쾌적함이 좋다.

그런데 코끼리는 점프할 수 있을까? 청바지에 앞치마를 두른 ‘요리하는 사장님’ 톰 핀요(Tom Songtham Pinyolaksana) 씨에게 물었다.

“코끼리는 태국을 상징하기에 ‘엘리펀트 점프스’라 이름 지었습니다. 코끼리는, 절대 점프할 수 없죠. 하하! 유쾌한 그 상상처럼 여기서의 식사가 즐겁기를 바랍니다.”
컬럼을 통해 열정적인 현장 사람들을 만나고 맛집의 의미를 생각해 볼 수 있어 좋았다. 

그것은 ‘상생’의 이야기, ‘식문화’에 대한 사색이었다. 먹는 이를 생각하며 정성을 다하고 지역사회와 교감하는 맛집, 워싱턴 로컬 비즈니스를 응원한 뜻 깊은 다큐멘터리! 맛있는 밥을 나누며 함빡 웃는 당신, 우리 모두의 행복을, 그런 따뜻한 세상을 그리며…. <끝>

▶ 재스민 박은 사람들이 사랑하는 식당을 방문해 그 매력을 탐구하길 좋아한다. 대한민국 대표 월간지 <행복이 가득한 집> 공채기자로 시작해 월간 <까사리빙>, 웅진출판, 동아일보 출판국에서 요리책을 만드는 등 10여년간 리빙 전문 기자로 활동했다. 13년간 가업을 이어 한정식 기업의 오너 셰프로 일하며 아름다운 한식문화를 공부했으며, 두 브랜드 모두 미슐랭에 노미네이트 됐다. 도미 후 특급 호텔들에서 요리사로 일했다.

<재스민 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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