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16일 한국일보에 미 동북부에 사는 한인 1.5세, 2세들이 ‘나는 한국인이다’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37%이라고 1면 기사로 실렸다.
요즈음 워싱턴 한인사회에서 갑자기 통일에 대한 열기를 느낄 수 있다. 그런데 1.5세대, 2.0세대들도 통일에 관심을 넘어 열기가 대단할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 통일에 관한 기사를 보니 그 초점이 한국의 강대국 사이에 낀 지정학적 위치, 남북 간의 민주 그리고 자유, 인권, 정치적 대결 등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나는 통일에 대한 열기에 긍정적이다. 갑자기 북한의 붕괴 같은 일이 발생했을 때에 자연스러운 흡수통일을 위한 명분을 위해서라도 남북통일, 같은 동족이란 사실을 전 세계에 꾸준히 알림은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다. 또 우리 1.5세, 2세들에게 통일이 얼마나 중요하고 북한 사람들이 같은 동포라는 것을 꾸준히 머릿속에 들어 있도록 함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만일 내일이라도 마치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면서 동독이 서독에 흡수되듯 이러한 사건이 발생한다면 통일이 행운이 아니라 남한의 재앙이라는 현실을 모두가 생각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북한의 기차는 30 내지 40킬로 이상은 못 달린다 한다.
내가 20여 년 전에 금강산에 갔을 때에 과장해서 성냥개비 같은 전봇대에 전기 줄을 보았다. 그 전선으로 공급받는 전기이기 때문에 금강산 호텔의 엘리베이터가 전압이 낮아 내가 탔을 때에 올라가지 못했다.
또 이북의 도로는 평양에서 개성까지만 남북 회담 때에 아스팔트 도로를 깔았지 나머지는 자동차가 30 내지 40킬로 이상 달릴 수 없다. 그러니 만일 남북통일이 된다면 철로 전기 보급, 도로 등의 인프라를 위해서만도 남한의 큰 부담이 아니라 재앙이 될 것이다. 동구권에서 개인당 소득이 일만 달러로 제일 잘 산다는 동독이 무너졌을 때에 개인 당 소득과 국토의 넓이 인구가 2배가 넘었고 거의 3배의 부자나라이던 서독이 거의 10년간 경제적으로 마이너스 성장으로 나라 전체가 큰 타격을 받은 것을 생각해 보면 진정 남한이 북한을 흡수통일했을 때에는 재앙정도가 아니라 파산일 수도 있겠다.
혹자는 북한의 지하자원이 많으니 문제없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만일 상업적 타산성이 있다면 중국의 자본과 기술이 여지껏 아무것도 안했을 리가 없다고 생각한다. 북한의 지하자원이 통일 후 당장 큰 보탬이 아닐 것이다.
그러니 통일에 대한 막연한 이야기에서 진정 어디에 초점을 두고 무엇이 우선순위가 될지 곰곰이 생각해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나는 통일이 당장 오기보다는 통일이 오기 전에 북한이 좀 잘 살아서 스스로 철로도 개보수하고, 높은 변압기에 굵은 전기 줄에 튼튼한 전봇대를 설치할 수 있기를 바란다. 북한의 젊은이들이 세계의 정보를 항상 접하여 세계의 흐름을 알기를 바라며 장마당 세력이 커지고 김정은을 좀 우습게 보기를 바란다. 또 누군가 북한 사람들은 못 먹어서 김정은보다 더 뚱뚱한 사람이 없다고 한다. 그러니 언제인가 표준 키도 남한만 해지고 김정은보다 더 뚱뚱한 사람도 보았으면 한다. 남북통일 하면 이러한 점에 우선순위를 두어야 한다.
마음에 내키지 않는 일이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다시 당선될 것 같다. 재물에 욕심이 많고 엉뚱한 기행으로 사람들이 놀래는 것을 즐기는 그가 김정은와 큰 흥정을 하여 금강산과 평양에 트럼프 호텔을 짓고, 금강산을 다시 개방하여 남한사람들이 자유롭게 갈 수 있도록 하여 경제적 도움을 주도록 하고, 미국이 Made in North Korea 제품을 무관세로 하여 개성에 경공업 단지를 만들어 북한이 좀 잘 살게 하면 어떨까?
워싱턴에서 일어나는 통일 열기가 북한이 좀 잘 먹고 잘 살아 통일의 쇼크를 줄이는 방법에 초점을 두어야 함을 거듭 강조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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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묵 문인/ 맥클린, V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