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의 한인사회는 뉴욕한인회장 선거에 촌각을 세우고 있었다. 필자도 의원직 도전의 기회가 없다면 한인회장으로 봉사한 후에 의원직에 도전해도 늦지 않다는 지인들의 권유로 출마하기로 결심하였다. 시간이 촉박하였다. 분초를 다투어 준비를 마치고 회장 출마 등록서류를 수령 받아 읽는 순간 나도 몰래 웃음이 터져 나왔다.
곧이어, 회칙을 읽으면서 황당함을 느끼었다. 한인회장의 자격조건과 선거 방식은 희극, 코미디 그 자체였다. 우여곡절 끝에 뉴욕한인회 선거는 치루어졌으나 잘못된 회칙을 바로잡고, 한인사회 미래를 위한 합리적인 회칙개정작업이 급선무였다.
“희생이 없이는 역사의 진보는 없다” 라는 시대적인 사명감과, 사회의 책임을 진다는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정신으로 뉴욕한인회 긴급회칙개정위원회(개정위) 위원장직을 맡고, 미국 헌법, 대한민국 헌법, 그리고 역사에 빛나는 선언문들을 읽어보았다.
3.1절 독립선언문: “오등은 자에 아조선의 독립국임과… 인류평등의 대의를 극명하며…미국 독립선언문: “… 모든 사람은 평등하게 창조되었고...” 라고 명시했듯이 돈 있는 자든, 돈 없는 자든, 모든 사람은 평등하기에, 누구든지 능력과 민중의 지지가 있으면 출마할 자격이 주어지고, 공정하고 합리적인 회칙을 만들어 유능한 2세들이 대거 한인사회에 참여하여야 동포사회의 앞날에 희망이 있다고 믿게 되었다.
한인회에서 초래되는 모든 경상비를 회장 홀로 책임져야 하는 비상식적인 조항을 과감히 없애고, 보다 공정하고 합리적인 집행부와 이사회 구성으로 대표성을 높이며, 책임 있는 선거관리위원회와 공정한 회칙위원회가 건전한 선거풍토를 조성하여, 당선자는 축복과 격려 가운데 한인사회를 이끌 수 있기를 소원하며 개정에 임하였다.
지난 8월28일 첫 번째 개정위 모임을 시작으로 11월10일, 17번째의 회의를 끝으로 개정안을 마무리 지었다. 비공식 회의를 포함하면 22번의 회의를 70여일 안에 가졌다.
사전 준비와, 매번 회의를 마치고 단합과 우정을 다지는 시간들을 합산하면, 꽤 많은 시간을 개정위원들과 함께하였다. 개정위는 앞으로 있을 개정안에 대한 이사회 인준, 공청회, 총회 인준 절차를 거쳐 회칙이 완성될 때까지 초심을 잃지 않고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다짐하였다.
많은 조언과 충언을 바탕으로, 상식과 원칙에 입각한 공정성을 가지고 개정안을 마친 개정위원회 김광수, 김성진, 이승우, 주동완 (가나다 순)위원께 깊은 감사의 마음과 경의를 표한다.
서부시대의 개척자들은 네바다주와 캘리포니아주 사이를 가로막는 광활한 사막을 건널 수 없어 많은 시간을 소비하며 우회하여 서부로 가던 중, 그 누군가 중간지점에 우물 펌프를 만들어놓았다.
그리고 팻말에, “바위옆 3피트 밑에 물병의 마중물로 마음껏 물을 퍼가시고, 반드시 다음 사람을 위해 물병에 물을 넣어 팻말 옆 밑에 다시 놓으세요.”
그 후, 고속도로가 생길 때까지 이 물병의 물이 마르지 않았단다. 새롭게 개정된 회칙도 새로운 시대를 맞이하는 그날까지 뉴욕한인회를 이어가는 ‘희망의 물’이 되어 주기를 진심으로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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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렌스 박/뉴욕한인회 긴급회칙개정위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