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아침의 시] 입동
2023-11-13 (월)
윤관호/시인
오늘이 입동
겨울이 시작된다는 날
잔디에 내린 서리를 보네
나비와 잠자리는
구름 속으로 숨었는지
자취가 없고
아직 버티고 있던
나뭇잎들이
곡예 하듯 떨어지네
산책길
동네 연못이
살얼음을 띄우고 있다
눈 내리는 날
잊고 지내던
얼굴들이 떠오르듯
꿈의 나래를 타고
못다 읽은 책들을 펼쳐
독서삼매경에 빠져보련다
추억 속 옛 친구들에게
서신도 띄우리라
눈 덮인 산이
상상만으로도,
성큼 눈앞에 다가온다
추위를 견뎌내는 나무들과
식생들이 아른거린다
겨울을 맞이하는내 가슴은 벌써부터 설렌다
<
윤관호/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