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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대] 신냉전시대 한반도의 역할

2023-09-27 (수) 써니 리/한미정치발전 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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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4월 북러 정상회담에서 푸틴은 북한의 한국, 미국과의 관계 개선을 지지했다. 대북제재로는 북한의 핵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며 남북러 3자 협력을 제안했다. 곧이어 판문점에서 열린 남북미 정상회담에서 트럼프는 비핵화에 대한 협상을 지속할 것을 약속하였다. 북한의 핵폐기를 전제로 미국과 러시아마저 한반도를 중심으로 화해와 협력의 분위기를 조성하게 된 것이다.

그러나 2020년 코로나 사태로 전세계는 봉쇄조치에 들어갔고 트럼프가 재선에 실패하고 윤석열정부가 들어서면서 모든 것이 물거품이 되었다. 바이든이 우크라이나전쟁에 한국과 일본을 끌어들이며 북한의 비핵화는 완전히 물건너 갔다.

윤석열정권도 북한을 주적으로 삼아 전쟁도발을 공표하며 한미일 군사동맹을 강화하고 있다. 우크라이나를 지원할뿐 아니라 러시아와 중국과도 적대관계로 돌아서며 신냉전 질서의 총대를 맨 것이다.


2023년 9월, 4년만에 푸틴을 만난 김정은은 달라진 국제질서에 대처하기 위해 러시아와의 전략적 협력관계를 모색했다. 우크라이나전쟁을 계기로 신냉전 질서가 강화되고 있는 시점에서 김정은의 러시아 방문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한반도는 북-중-러와 한-미-일로 대치되는 신냉전 시대의 중심축을 상징하기 때문이다.

북한은 이번 방문으로 러시아와 전략적 협력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고 발표했다. 러시아의 인공위성과 미사일 개발의 상징인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서 정상회담을 한 속내는 무엇인가. 2016년 첫 위성발사로 본격적인 운영을 시작한 최신식 최첨단 시설이 설비된 곳이라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김정은은 정상회담에 이어 유리 가가린 전투기 공장을 시찰하고 세르게이 국방장관과 함께 군비행장과 태평양 사령부를 시찰한 후 항공우주군 장비들을 살펴봤다. 해군부대와 태평양함대에서는 대잠 호위함에 직접 올랐다.

10월에 정찰위성 발사를 공언하고 핵잠수함 개발에 나서겠다고 발표한 김정은의 연이은 군사시설 참관은 러시아의 기술지원에 대한 확인과정이었다. 푸틴 역시 북한의 인공위성 개발지원과 군사협력을 강조하며 전술핵 관련 기술과 대륙간 탄도미사일 대기권 재진입 기술이전 등을 언급했다. 북한이 러시아에 위성제작을 의뢰할 경우 북한 기술자들이 제작과정에 참여하며 기술이전을 도모할 것이다.

북한이 독자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정찰위성의 발사체 기술이 조기에 완성되는 것이다. 더욱이 핵잠수함 기술이전으로 북한이 핵잠수함을 보유하게 되면 한국과 일본의 핵무장을 촉발시키는 치명적 악재가 될 수 있다. 이는 미국의 동북아 안보전략에도 상당한 도전이 될 것이다.

김정은의 러시아 방문의 최대 목적은 군사기술을 지원받아 핵무장을 강화하는 것이다.
왕이 중국 공산당 외교부장과 세르게이 러시아 외무장관도 모스크바에서 만나 양국의 각별한 연대를 재확인하고 전략적 협력강화를 다짐했다.

중국과 러시아는 미국을 겨냥해 반(反)러시아·중국의 패권주의를 중러 협력강화로 견제하겠다는 것이다. 결국 신냉전 질서를 중심으로 북중러가 더욱 결속되는 가장 큰 원인제공을 바이든이 한 것이다.


바이든은 이제 임기가 1년밖에 남지 않았다. 윤석열정권도 탄핵될 가능성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새로 민주정권이 들어서면 한미일 관계는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게 될 것이다. 즉 신냉전 질서 해체의 키를 한반도가 갖게 되는 것이다.

한국이 미국과 일본과의 군사협력관계를 해체하여 러시아, 중국과 원만한 외교관계를 수립하고 남북관계를 재개하면 한반도를 둘러싼 신냉전 질서는 자연히 붕괴될 것이다.

평화는 가장 비용이 적게 드는 전략이다. 신냉전으로 국력을 소모하는 일을 멈추면 이에 관련된 모든 국가들이 윈윈정책으로 자국의 국익을 도모하는 일석이조가 된다. 그 한가운데 한반도가 위치해 있다. 북한도 남한도 이러한 한반도의 지정학적인 중요성을 인식해야 동북아 안보뿐 아니라 국제사회의 평화와 번영이 앞당겨지는 것이다.

<써니 리/한미정치발전 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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