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대통령은 당선 초기부터 중남미 국가들 출신의 불법입국자들에 대한 인도적인 수용이라는 방침을 놓고 계속 답답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그야말로 당선되면 매월 수만명을 수용하겠다는 공약을 확실하게 지키고 있는 중이다.
합법적인 이민수속을 밟고 있는 수백만의 신청자들과 3억5000만명의 미국인들이 피해를 입던 말던 상관없이 말이다.
바이든과 트럼프가 분명하게 다른 점은 국경을 넘어온 난민들을 바로 되돌려 보내던 트럼프 정권의 정책이다.
중남미 난민들이 미 전역으로 쏟아져 들어오면서 결국 뉴욕에도 불똥이 떨어지고 말았다. 뉴욕시가 이들을 수용할 수 있는 호텔이나 대형 수용공간이 없는 사태까지 되면서 난감한 상황이 돼버린 것이다. 에릭 아담스 뉴욕시장은 최근 중남미 출신 난민유입이 지속되면서 자금지원이 필요하다고 연방정부에 손을 내밀었다.
뉴욕은 올해만 10만명 이상이 유입된 상태로, 맨하탄의 유서깊고 질 높은 호텔을 통째로 내주어도 감당못할 정도가 돼버렸다. 그럼에도 엄청난 수의 난민들이 초래하는 범죄와 위생문제에 대한 해결책은 없어 보인다. 이민자들의 상징적인 관문인 리버티의 메카 뉴욕시가 더 이상 이민자들을 감당하지 못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다.
뉴욕타임스는 난민 3만7500명에게 하루 지출되는 금액은 약 800만달러에 달한다고 보도했다. 세관국경보호국(CBP)에 따르면 텍사스나 아리조나 같은 멕시코와 국경을 마주하고 있는 곳에서는 매달 불법입국자 4만명 가량이 체포되고 있는 상황이다. 애보트 텍사스 주지사는 아예 이들을 북쪽의 시카고나 뉴욕같은 대도시에 보내고 있는 실정이다.
뉴욕시는 지난해부터 10만여명의 난민들이 유입됐으며, 이중 6만여명이 시내호텔과 쉘터, 난민촌에 분산 수용되면서 그 능력이 이제 한계에 달하고 있는 상태다. 결국 뉴욕시는 한인 집중 거주지인 퀸즈 앨리폰드 공원 건너편 '크리드무어 정신병원'에 1000명 수용의 대형 난민촌을, 랜달스 아일랜드에 난민 2000명을 수용하는 텐트촌을 마련했다. 반대로 낫소카운티는 난민촌 개설에 적극 반대하고 있다.
난민은 남자들도 무수하다는데, 이들이 과연 시설에서 얌전하게 지낼까. 더욱이 오는 가을에 난민 학생 약2만명이 입학을 할 예정이어서 과밀학급은 물론, 이로 인한 학업의 질적 분위기가 어떨지는 불 보듯 뻔한 상황이다.
유럽 등 타 지역 사례를 보면 난민들이 어떻게 지역사회를 초토화시키고 여성들 성폭행사건이 급증하는지를 쉽게 알 수 있다. 하지만 가엾은 사람들을 돕는 게 우선이라는 명분하에 이미 전세계 193개국 지도자들은 난민 사태에 인도주의적인 공동 대응을 하기로 뜻을 모았다.
인권보호단체인 국제앰네스티는 트럼프정부의 강경정책 때문에 난민 수만명이 멕시코에서 오갈 데 없는 처지가 되어 본국으로 강제 송환될 위험에 처해 있다고 강변했었다.
반면, 바이든 정부는 불법체류자 1100만명에게 8년 뒤 시민권을 획득하는 길을 열어주는 파격적 이민법안까지 제시하고 있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힘든 일을 하고 싶어하지 않는 밀레니얼 세대 청년들 대신에 막일을 해줄 이민자들이 급히 필요해서일까. 물론 현실은 빈 일자리를 허겁지겁 채워야 할 긴급한 상황일지도 모른다.
사실상 바이든 정권의 이런 파격적인 법안이 통과되면 덩달아 10만여 명의 불법체류자들도 혜택을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불법 체류를 전담하는 이민단속 인력과 예산이 크게 부족해 급속도로 불어나는 불법체류자들의 암흑경제를 어떻게 단속할지 의문이다.
이런 상황으로 조 바이든 대통령의 재선을 원치 않는 사람은 아마도 불법체류자 단속과 추방을 강하게 추진해온 도널드 트럼프의 귀환을 간절하게 기도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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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주영 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