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집과의 사이를 커튼처럼 가리기 위해 출입문 가까이 심은 2.5미터 크기의 측백나무 두 그루가 있다. 이 중 한 나무의 중간쯤에 아마도 천적으로부터 안전하다고 판단했는지 새가 집 주인 허락도 없이 둥지를 만들었다.
목이 불그스레한 깃털을 지닌 종달새 크기의 새 부부, 새라와 새남이라 이름지었다. 어느 날 우리는 둥지에 앉아 경계하는 커다란 눈과 딱 마주쳤다. 애써 모른 척 곁눈질하면서 집을 드나들었다.
그러기를 며칠, 새라가 둥지를 잠시 비운 사이 몰래 들여다본 둥지에는 파란색 아름다운 네 개의 알이 있었다. 그 후 4월 초, 둥지 아래 텃밭에서 작은 지렁이를 입에 물고 연신 둥지를 드나드는 것을 보았다. 그 며칠 후 강한 소나기가 내린 다음날 아침, 걱정스레 나가본 둥지는 한쪽이 비에 젖어 무너졌다. 아직 눈도 뜨지 않는 네 마리 새끼가 땅바닥에 죽어있었다.
어느 날 다시 찾아온 새라와 새남이 부부는 뒷집 울타리 사이의 커다란 나무 높은 곳에 둥지를 만들었다. 둥지 근처를 휘젓고 다니는 다람쥐를 쫓아내고 거센 바람에도 잘 견뎌내더니 6월 초, 처음처럼 똑같은 파란색의 알 네 개를 품고 있는 새라와 눈이 마주쳤다.
우리는 얼마나 반갑고 기쁘던지, 첫 번째 실패하고 다시 번식을 시도하는 새라와 새남이의 노력이 이번에는 꼭 성공하기를 기원한다. 출산율이 세계최저라는 한국, 그나저나 새남이 부부에게서 렌트비는 받을 수 있을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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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강식/뉴저지 포트리 독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