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임덕(Lame Duck)은 현직 대통령의 임기 만료를 앞두고 나타나는 권력누수 현상을 말한다. 레임(Lame)은 '다리를 저는 절름발이'라는 뜻으로 지도력 저하 현상을 기우뚱기우뚱 걷는 오리에 비유해서 하는 말이다.
다른 말로 ‘임기 말 증후군’이라고도 하는데, 이는 대통령의 권위나 명령이 공직사회에 제대로 먹혀들지 않는 답답한 상황이다. 한때 한국의 문재인 대통령은 레임덕 없는 첫 대통령이 될 것이란 말도 나왔었다.
하지만 임기 말 권력 누수 현상은 끊이지 않고 있다. 민주당 인사들에게서 벌어지는 다양한 사건이나 문제점 등 문 대통령에게 남은 몇 달은 이래저래 산적한 과제가 많다.
문 정권은 취임 초부터 적폐청산에 심혈을 기울였다. 그 결과 지금 얼마나 부패 없는 사회가 되었을까. 외교적 레임덕도 더불어 감지되고 있다. 지난달인 11월 16일 워싱턴에서 열린 한·미 외교차관 회담에서 한국 정부는 “한반도 종전선언과 관련해 소통과 공조가 빈틈없이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그것은 한국정부만의 일종의 환상이 아닐까.
문 정권은 집권 2년차가 시작되었을 때만 해도 각종 호재들로 직무수행 평가가 고공행진을 하였었다, 그러나 올 봄 서울과 부산시장 보궐선거 패배로 이미 레임덕이 시작되었다. 모든 정권은 심판 성격의 지방선거 패배로 큰 타격을 받기 때문이다. 문재인 대통령이야 정권말기니까 그렇다고 치자. 그러면 미국의 조 바이든 대통령은 어떤가.
취임 1년도 안된 바이든 대통령은 얼마 전 끝난 미 지방선거 결과 벌써부터 궁지에 몰리고 있다. 민주당의 아성인 버지니아주 주지사 선거에서 민주당의 테리 맥컬리프 후보가 공화당의 글렌 영킨 후보에게 충격의 패배를 당했다.
내년 중간선거 전초전으로 인식된 이번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의 참패로 내년 여소야대 가능성은 거의 확실해졌다.
바이든 행정부는 장기화된 코로나 팬데믹, 아프가니스탄 미군 철수 등과 함께 인프라 복지 예산안 처리까지 늦어지면서 또 한 차례 정치적 타격을 크게 입게 됐다.
민주당 지지자들은 바이든 대통령의 국정 장악력 약화로 내년 선거에서 민주당 패배로 사실상 권력이 공화당으로 넘어갈 것을 우려해 과연 어떤 대비를 하고 있을까.
사실 민주당에 이번 선거 패배보다 더 위협적인 문제는 31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치솟은 물가다. 아프간 철군도 악재로 작용했지만 물류대란과 인플레이션 압력이 보통 문제가 아니다. 불과 1년전 대선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51%의 득표율을 기록했다고는 하지만 현재 그의 인기는 바닥이다.
올 초 바이든 대통령은 2024년 차기 대선에 출마할 계획이라고 선포했었다. 바이든은 정치 자금 모금 행사에서 대선 출마의사를 거듭 밝혀 역대 최고령 대통령의 꿈을 현실화시키려는 연임설이 예고됐었다. 하지만 그런 계획은 아마도 국정 주도권을 쥐고 잠재적 대선 후보들을 견제하려는 것이 목적이 아니었을까. 그러나 현실은 냉혹하다.
바이든의 지지율은 취임 이후 가장 낮은 수치인 40% 전후를 기록하며 브레이크 없이 계속 추락 중이다. 급기야 바이든 이후에 대한 언급까지 나오고 있다. 사실상 얼마전 수술을 받고 있던 중에는 바이든 대통령의 권력이 잠시나마 카멜라 해리스 부통령에게 넘어가기까지 했다. 노령의 대통령은 이처럼 음으로 양으로 레임화 되고 있는 상황이다.
어느 대통령인들 레임덕을 좋아할까. 그래도 자신만은 예외이고 싶을 것이다. 하지만 정치판은 정글이나 다름없다. 끝없는 야망과 이권이 부딪치는 무서운 곳이다. 그렇다 보니 철저히 대비해도 성공할까 말까 한다.
현재 문재인과 바이든 두 대통령의 지지율은 레임덕의 ‘바로미터’라 할 수 있는 30% 선으로 추락했다. 그 결과는 어떻게 나타날까. 민심은 언제든 권력이 오만하면 돌아서게 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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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주영 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