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토요일 LA 한인타운에서는 대대적인 거리청소 행사가 열렸다. LA 한인회관에 모여 LA 한인타운 지역 환경을 개선하는 행사로 300여 명이 모인 행사였다. 그런데 참가자들 중 한인은 20%도 채 안됐다. 한인 관계자들은 한인타운 환경 개선 행사로 3명의 LA 시의원들까지 참석했던 가운데 타인종들만 가득해 부끄러움을 감출 수 없었다고 전했다.
지난 3월엔 주류사회의 이목을 집중시키며 LA한인타운서 아시안 증오범죄 근절을 촉구하는 대규모 집회가 한인 단체를 포함한 아시안 단체들의 주도로 열렸던 가운데, 이날 역시 한인들이 참석 인원이 타 아시안 인종보다 훨씬 저조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한인타운 주민의회 선거에서도 한인들의 참여도가 상당히 낮았던 것으로 전해졌으며, 아파트, 민원 서비스 기관 등에서도 공동체 의식을 망각한 일부 한인들의 몰상식한 행위들이 여전히 종종 목격 및 신고되고 있다.
한인사회의 영향력과 위상이 어느때 보다 높다. 그러나 시민 의식과 참여 의식, 그리고 공동체 의식이 아직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인사회는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전반에 걸쳐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연방, 주, 시 등에서 역대 최다의 한인 의원들이 활동 중이며 선거 투표율은 높아졌고 정부와 정치인들은 한인 사회를 본격적으로 신경쓰기 시작했다. 올해엔 아시안 증오 범죄대책 마련 간담회를 이유로 주지사가 처음으로 LA한인타운을 방문하기도 했다. 정계 내 한인 보좌관들도 갈수록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한인사회의 경제력의 경우 타인종 사회에 위협이 된지 오래다. 또 코로나19 사태 속 각종 민원 서비스를 제공해 한인 사회 뿐 아니라 타인종 및 정부로 부터 인정받은 LA한인회를 필두로 LA한인상공회의소, 한인타운청소년회관, 한미연합회, 가정상담소, 민주평통 등 한인 단체들은 서비스와 활동 영역을 넓혀가는 가운데, 한인단체들과 협업하려는 타인종 단체와 정치인들도 갈수록 많아지고 있다.
이에 더해 ‘기생충’, ‘미나리’ 등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영화 및 드라마와 배우, 이미 수많은 팬덤을 형성하고 있는 ‘K팝’, 타인종이 더 많이 배운다는 태권도, 타인종들의 눈길과 입맛을 사로잡는 한식 및 ‘K푸드’, 한국 선수를 빼놓고 논할 수 없게 된 e스포츠 등 다양한 방면에서 어느때 보다 ‘한류’의 물결이 거세다.
이렇게 높아진 한인 사회의 위상 만큼 그에 걸맞는 시민 의식, 참여와 공동체 의식도 보여줘야 할 때다. 그럴 때 비로소 주류사회가 ‘코리안’이라는 인종과 한인 사회를 진심으로 존중하고, 차별이 자연스레 줄어들며, 한인사회의 성장 역시 브레이크 없이 지속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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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형석 사회부 차장대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