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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우울증, 부모의 열린 마음으로

2021-04-28 (수) 이은영 사회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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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데믹이 시작된 지 1년을 훌쩍 넘은 현재 캘리포니아에서 코로나19 감염자수가 계속 하락 추세다. 이에 학교 재개가 단계적으로 시작되고 있다. 대부분 교육구들은 대면수업과 병행해 온라인 혹은 하이브리드 수업 옵션을 내놓았다.

선택을 해야 하는 학부모들의 고민은 깊다. 학력저하 보충과 안전 중 쉽게 선택하지 못했다. 일부 학생은 결국 설문조사 마감기한을 넘겨 자동으로 온라인수업 배정을 받기도 했다.

부모 돌봄이 필요 없는 고학년들의 대면수업 복귀 기대치는 높았다. 하지만 학년이 높을수록 캠퍼스 복귀율은 의외로 낮았다. 이번주 중·고등학교 대면수업 재개를 시작하는 LA통합교육구 경우 설문조사에서 대면수업 선택은 초등학생 49%인 반면 고등학생은 25%에 불과했다.


1년 넘게 학교가 폐쇄되면서 격리 및 고립된 청소년들의 정신건강이 심각한 수준이지만 많은 학생들이 캠퍼스 대신 온라인을 고집했다. 안전 때문이다. 하지만 안전한 집에 있는 청소년의 정신건강은 여전히 위험한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자녀가 테라피스트를 만나야하는지 궁금하다면 만나는 것을 권유한다. 청소년 우울증은 의지력으로 극복할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불황 속에도 심리상담 전문가들은 호황을 누리고 있다. 학부모들 사이 검증된 테라피스트 리스트가 있을 정도다. 연방질병통제센터(CDC)에 따르면 지난해 4월~10월 사이 정신건강 위기를 겪고 있는 청소년 및 아동의 응급실 방문이 크게 증가했다. 연방정신건강서비스(SAMSA)에 따르면 2011년 청소년 우울증 비율은 8%였지만 2017년에는 14%로 증가했다. 여기에 팬데믹으로 지난 1년 동안 폭발적으로 늘어나 현재 20% 이상으로 추정되고 있다.

LA 카운티 정신건강국에 따르면 팬데믹 시작 이후 청소년 우울증은 12%나 증가했다. 주 원인은 상실감 때문이다. 학교 폐쇄는 물론 졸업식과 생일파티, 스포츠 경기 등 일상이 멈추고 친구와 단절되면서 오는 상실감으로 우울증이 시작된다고 한다. 또 집에서 스마트폰 사용 시간이 무한대로 늘어나면서 점점 지성적이 아닌 감정적으로 압도되고 있다.

반면 소셜미디어에서 소통 속도는 점점 빨라지고 있다. 가족에게 감정을 말하지 않는 대신 감정적인 삶은 스냅챗, 한밤 중 그룹 채팅에서 이뤄진다. 자녀를 이해하려면 온라인에서 일어나는 일을 알아야 한다. 부모가 공감하고 들을수록 아이들이 이야기할 가능성이 더 높다. 청소년 자녀가 계속 문을 닫아도 부모는 항상 여기 있다고 알려줘야 한다.

<이은영 사회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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