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3월, 팬데믹 1차 유행으로 주가가 곤두박질을 쳤을 때 두려움에 사로잡혀 가슴을 움켜쥐었던 투자자들이 한둘이 아닐 것이다.
당시 필자도 잔뜩 겁을 집어먹었다. 일손을 놓을 나이가 가까워진 탓에 요즘은 여느 때보다 자주 개인 은퇴계좌를 들여다본다. 솔직히 주가가 하락할 때마다 필자의 가슴은 요동을 친다. 주가가 반등해도 언제 또 떨어질지 모른다는 두려움에 그저 불안하기만 하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크게 걱정할 필요 없다고 한다. 그 중 한명인 베터먼트의 행동재무 전문 매니징 디렉터로 활동하는 댄 에건은 “경제가 나쁠 때에도 주가는 오를 수 있다”고 설명한다.
2020년을 마감하면서 필자는 전문가들에게 혼란스러웠던 지난 한 해 주식시장의 움직임에서 은퇴에 대비하려는 장기 투자자들이 배워야할 교훈이 무엇인지 물어보았다. 그들의 대답을 정리한다.
1. 은퇴플랜에 간섭하지 말라
기업은퇴플랜의 정기적인 페이체크 공제를 통해 투자하는 직장인에게 2020년의 단기적인 주가급락은 대수로운 일이 아니었다. 데이터를 살펴보면 주가 붕괴 기간에도 대부분의 401(k) 투자자들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이는 투자자들의 간섭을 배제한 훌륭한 투자관리 시스템의 장점을 보여준다.
이런 시스템 아래서 투자자들은 단기적인 휘발성 장세를 염려하지 않는다.
2. 훌륭한 방어전략을 세워라
뇌기능에 관한 연구는 단기 웰빙이 흔들리면 장기적인 사고가 거의 불가능해진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대규모 실업과 단기 시장붕괴가 한데 어우러졌던 지난해 1분기가 바로 그런 시기였다. 성공적인 장기 투자가가 되려면 실직이나 거액의 의료비와 같은 예기치 못한 사태에 대처할 수 있도록 3-6개월분의 월급에 해당하는 유동준비금(liquid reserves)을 따로 비축해두어야 한다. 그러나 나이든 피고용인, 고액 근로자와 청부업자, 혹은 긱 이코노미(임시직 경제: gig economy) 종사자들은 1년분의 봉급을 유동준비금으로 확보해두는 것이 바람직하다.
3. 주식투자는 언제해도 늦지 않다
지난 2020년 주요 주식시장이 활황세를 기록했다는 뉴스를 접한 투자자들은 투자 적기를 놓쳤다며 원통해했다.
한 가지 희소식이라면 최소한 최근까지 주가 상승 종목이 극히 제한적이었다는 사실이다. 포트폴리오에 주식을 포함시킨 투자자들의 경우 애플과 같은 일부 유명 기술주에 집중하지 말고 가치 지향적이고 성장여지가 많은 해외 주식으로 시선을 돌리는 것도 생각해볼만하다.
여기서 2020년의 주식시장을 통해 터득한 투자원칙과 되새겨야 할 교훈을 한 번 더 간추려보자.
1. 비상금은 필수
비상금을 비축해두어야 예상치 못한 긴급상황이 발생했을 때 신용카드, 투자플랜, 자산매각 등 비용부담이 큰 자금조달책을 피해갈 수 있다.
2. 계획이 있어야 한다
주식, 부동산 등 위험자산과 채권, CDs와 현금 등 안전자산에 얼마를 배정할지 확실한 투자계획을 갖고 있어야 한다. 지난 3월의 경우처럼 시장이 요동을 칠 때 기존 투자계획을 고수한다면 최소한 두려움에 휘둘려 분별없는 투자를 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3. 자신에게 투자하라
2020년은 좀처럼 불경기를 타지 않은 직종도 특정 상황아래서는 도전에 직면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었다.
헬스케어 종사자들이 좋은 예다. 필수불가결한 의료분야 종사자들은 일자리를 지켰지만 그렇지 못한 분야의 의료인들은 일터에서 밀려나거나 근로시간이 단축됐다. 본인 자신에게 투자해 끊임없이 기량을 닦는 것이 소득창출을 위한 직종변경, 혹은 대체일자리 확보를 가능케 도와준다.
1. 인생은 돈이 전부가 아니다
코비드는 우리의 삶이 얼마나 예측불가하고 부서지기 쉬운 것인지 보여주었다.
지난해의 경험을 잊지 말고 가족, 커리어, 가정과 커뮤니티에 초점을 맞추는 등 원하는 삶을 살아가도록 하자.
2. 다른 관점들을 존중하라
코비드는 우리의 삶이 평소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긴밀한 상호관계로 연결되어 있음을 보여주었다. 배타적이 아닌 포용적인 삶의 태도를 갖도록 하자.
3. 예측을 무시하라
수천, 수만 명의 전문가들이 시장을 전망하지만 그 중 한 사람의 예측이 현실로 나타난다. 그런 그건 실력이나 능력 때문이 아니다. 단지 운이 좋았을 뿐이다. 그 역시 다음번에는 틀린 예측을 내놓을 수 있다.
이제 베터먼트의 세금전문가 에릭 브로넨칸트의 말로 끝을 맺을까 한다. 그가 들려주는 2021년의 간추린 투자조언은 이렇다. “담대하라. 장기목표에 집중하고 주식시장의 소음을 무시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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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셸 싱글테리 워싱턴포스트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