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내내 3위권에 머물러 있던 버니 샌더스가 아이오아 코커스와 뉴햄프셔 예비선거를 거치면서 2위와의 여론 지지도에서 10% 이상의 차이로 선두권을 확실하게 다져가고 있다.
반면 민주당 대선주자 1위를 달리던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은 막상 전투가 벌어지자 맥없이 추락하고 있고, 아이오아 코커스에서 예상을 뛰어넘어 반짝 1위를 한 부티지지 인디애나 주 사우스 밴드 시장은 3월3일 수퍼 화요일을 앞두고 상승세의 샌더스 상원의원의 기세 앞에 꺽이고 있다. 또한 본격적인 선거전이 있기 전까지 여론조사 상위권을 달리던 리사 워렌 상원의원도 샌더스 상원의원의 상승세에 완전히 밀리고 있다. 전통적인 민주당원도 아닌 버몬트 출신 연방상원의원의 급상승에 민주당의 지도부가 당황해 하고 있다.
민주 사회주의자라고 스스로를 밝히고 있는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이 민주당의 대선 주자로 부상하자, 기회를 보며 저울질 하던 미국 최고의 부자이자 뉴욕시장을 3번이나 지낸 블룸버그가 출마 선언을 하고 수퍼화요일 예비선거에 이름을 올렸다. 사실 블룸버그도 뉴욕에서 민주당으로 있다가 공화당으로 옮겨서 시장에 당선이 되었던 인물이다. 이후 공화당을 탈당하여 무소속으로 3선시장을 했다.
민주당의 적자는 아니지만 중도성향의 인물로 전재산을 털어서라도 대선에 도전 하겠다는 블룸버그가 민주당 주류의 희망으로 떠오르고 있다. 그러나 천문학적인 광고비를 쏟아 붙고 있는 세계 8위의 부자 블룸버그는 19일 저녁 라스베가스에서 열린 디베이트에서 호된 신고식을 치렀다.
이번 민주당 대선 경선은 4년전 공화당 대선 경선과 너무도 흡사하다. 공화당 주류는 트럼프만 아니면 된다고 생각을 하면서 처음부터 근본 없이 ‘굴러온 돌’ 트럼프에 대한 비난과 견제를 심하게 하였다. 그런데 그 쟁쟁하던 공화당 주자들이 트럼프 앞에 맥없이 쓰러졌고 트럼프가 대선주자가 되자 공화당은 아예 자포자기를 했고, 트럼프는 혼자서 대선을 치러서 대통령에 당선이 되었다. 그런데 그 상황이 지금 민주당에서 일어나고 있다. 지금 민주당 주류는 샌더스만 아니면 된다는 생각으로 전임 대통령이었던 오바마와 지난 민주당 대선 후보였던 힐러리까지 나서서 샌더스 상원의원을 공격하고 있다. 그러나 샌더스는 이에 끄떡 하지 않고 시간이 갈수록 상승세를 타고 있다.
왜 이런 현상이 일어나고 있을까? 공화당 진영의 유권자들은 기존의 공화당이 맘에 들지 않았다. 그래서 공화당에 가장 충실한 후보들 보다 전혀 충실하지 않았던 트럼프에 열광했던 것이다. 마찬가지로 민주당 진영의 유권자들은 지금의 민주당이 맘에 들지 않는 것이다. 그래서 민주당에 충실하지 않은 민주 사회주의자 버니 샌더스에 더 많은 지지를 보내고 있는 것이다.
사실 지난 4년전 민주당 대선 경선에서도 샌더스의 인기는 높았다. 그러나 민주당 왕당파들은 힐러리를 중심으로 일치단결 하여 겨우 대선 주자로 만들었지만 정치 무경험자인 트럼프에 패배했다.
지금 미국의 유권자들은 각 당의 주류와는 생각이 다르다. 2016년 대선에서 공화당 유권자들은 완전히 비주류인 트럼프를 선택해서 대통령으로 만들었다. 2020 대선에서 민주당 지지 유권자들도 중도노선의 민주당 주류보다 확실히 진보적인 인물을 더 선호하고 있다는 것이다.
22일 네바다 코커스와 29일 사우스 캐롤라이나 예비선거에 이어서 30%의 선거인단에 걸려있는 3월 3일 수퍼 화요일 중원대전을 앞두고 있다. 이 결정적인 한판 승부를 앞두고 대권 후보들은 피가 마르는 유세전을 하고 있고 유권자들의 시선은 중원으로 향하고 있다. 그리고 소수 중의 소수인 한인 유권자들도 이제 소중한 한 표에 대한 마음의 결정을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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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찬/ 시민참여센터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