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백악관서 테슬라 구매까지

2025-03-12 (수)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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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머스크 감싸는 트럼프

▶ 테슬라 방화 등 반감 확산에 “공사 구분 못하는 특혜” 비판

백악관서 테슬라 구매까지

11일 백악관 사우스 론에서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대통령이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와 함께 새로 구매한 테슬라 모델 S 시승 행사를 하고 있다. [로이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11일 백악관에서 직접 테슬라 차를 시승하고 구매하는 이례적인 모습을 보여주며 일론 머스크에 대한 강한 지지의 뜻을 공개적으로 표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1일 새벽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머스크는 우리나라를 돕기 위해 위험을 무릅쓰고 환상적인 일을 하고 있다!”며 “그러나 급진 좌파 광신도들은 늘 그렇듯이, 세계 최고의 자동차 제조사 중 하나이자 일론의 ‘아기’인 테슬라를 불법적으로 공모해 보이콧하려고 하고 있다”며 머스크에 대한 신뢰와 지지의 표시로 테슬라 차를 살 것이라고 예고했다.

이어 이날 낮에 실제로 백악관 경내 사우스론에 주차된 빨간색 테슬라 모델 S 세단에 머스크와 함께 잠시 올라타는 모습을 보여준 뒤 이 모습을 담은 영상을 트루스소셜에 게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차 운전석에 앉아 차가 “아름답다”고 거듭 칭찬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테슬라 차 시승·구매는 정부효율부(DOGE) 수장으로 활동하며 테슬라 경영자로서는 위기에 몰린 머스크를 지원하려는 행보로 풀이된다. 지난달부터 미국에서는 머스크의 정치적인 행보에 반대하는 시위와 테슬라 제품 불매운동이 거세게 일어나고 있으며, 테슬라 차량과 매장, 충전소 등을 겨냥한 방화·총격 등 과격한 공격도 연일 잇따랐다.

이런 기류가 테슬라의 차량 판매 실적 부진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월가의 보고서까지 나오면서 전날 테슬라 주가는 15.4%나 폭락했다.

머스크는 전날 폭스 비즈니스 방송 인터뷰에서 ’(DOGE 일을 하느라) 다른 일들을 포기하고 있지 않으냐, 다른 사업들은 어떻게 운영하고 있느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대단한 어려움이 있다”고 답한 뒤 한숨을 크게 내쉬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테슬라에 대한 지지를 공개적으로 호소한 뒤 11일 테슬라 주가는 반등했다. 전날보다 3.79% 오른 230.58달러에 마감했다. 하지만 AP통신과 폴리티코 등은 트럼프 대통령의 이런 노골적인 테슬라 홍보가 대통령 후원자에 대한 특혜로 비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백악관은 약 8만 달러짜리 테슬라 차 구매에 드는 비용은 트럼프 대통령 개인 체크로 지불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AP통신은 “대통령이 사익과 공익의 구분을 얼마나 흐릿하게 하는지 보여주는 또 다른 사례”라고 짚었다. 폴리티코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백악관에 다섯 가지 다른 테슬라 모델을 전시해 놓고 백악관을 ‘테슬라를 위한 임시 전시장’으로 만들었다고 꼬집었다.

비영리단체인 책임과윤리 시민연합의 조던 리보위츠는 “미국 대통령이 대통령직을 이용해 정부에 있는 억만장자에게 직접적인 혜택을 주려고 하는 것처럼 보인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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