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트럼프 글로벌 관세 또 ‘위법’ 판결… 미 법원 “법률을 확대 해석”

2026-05-09 (토) 12:00:00 곽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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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호관세 이어 미법원 위법 판결

▶ 미정부 준비 중인 ‘새관세’ 촉각

연방 법원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전 세계 대상 관세 정책에 또다시 ‘위법’ 판결을 내렸다. 상호관세 대안으로 내세운 새 ‘글로벌 관세’마저 막히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대표적 경제 정책이 타격을 입게 됐다. 다만 이번 판결의 대상이 된 관세는 애초 한시적 임시방편이어서, 다음 수순으로 준비 중인 무역법 301조 기반의 새로운 관세 체계가 더 큰 불확실성을 안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 국제무역법원은 7일 정부가 무역법 제122조를 근거로 전 세계에 부과한 10%의 글로벌 관세에 정당한 근거가 없다고 판결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재판 원고인 수입업체들로부터의 관세 징수를 중단하고 이들이 이미 납부한 금액을 환불해야 한다.

트럼프 행정부가 2월 부과하기 시작한 무역법 122조 근거 관세는 심각한 국제수지 적자나 달러 가치 하락 시 대통령이 의회 승인 없이 최대 150일간 최대 15%의 관세를 매길 수 있도록 한 조항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올해 2월 연방대법원이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에 근거한 국가별 상호관세가 위헌이라고 판단하자 ‘플랜 B’로 무역법 122조를 끌고 왔다. 1974년에 만들어진 뒤 한 번도 사용된 적 없던 이 법률을 근거로 미국은 전 세계에 10% 관세를 부과했고, 이는 7월 24일 만료 예정이었다.


법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122조를 적용하기 위해 법률상 요구되는 기준을 충족하지 못했다고 최종 판단했다. 판결문은 대통령이 ‘국제수지 적자’로 간주되는 기준을 임의로 정할 수 있다면 그건 무제한적인 관세 권한을 부여하는 것과 마찬가지인데, 관세 권한은 기본적으로 의회에 속하기 때문에 이것이 위법하다고 지적했다.

또 재판부는 “122조 제정 당시 입법 기록과 경제적 상황을 보면 ‘국제수지 적자’는 국가가 대외 채무를 결제할 외환이나 금이 부족하여 발생하는 ‘국가적 지불 불능 위기’를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국제수지’라는 단어를 단순한 무역수지 개념으로 좁혀 주장했는데 이것은 법률의 확대 해석이라는 것이다.

다만 이번 법원 명령은 2월 상호관세 판결에 비해서는 범위가 좁다. 관세 반환 대상은 소송을 제기한 원고에 한정됐고, 비슷한 소송을 건 24개 주 중 23개 주의 주장은 “관세로 인한 피해가 너무 간접적이어서 소송 자격이 없다”며 기각했기 때문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 결정에 바로 항소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플랜 C’도 준비 중이다. 트럼프 행정부가 현재 무역법 301조와 무역확장법 232조를 활용해 마련 중인 새로운 관세 체계가 그 대상이다. 무역법 제301조는 외국 정부의 부당하거나 차별적인 무역 관행으로 미국의 수출이 제한받을 때, 미국 대통령이 일방적인 보복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권한을 부여하고 있다.

티모시 브라이트빌 와일리레인 로펌 변호사는 미 뉴욕타임스에 “이미 트럼프 행정부는 301조 적용을 위한 무역 조사에 착수했으며, 7월쯤 새로운 관세를 부과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곽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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