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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 구름이 발아래…트램 타고 하산길도 마냥 뿌듯

2019-11-22 (금) 정진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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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행가이드 Mt. San Jacinto - Cactus to Clouds(C2C) Trail ❷

하얀 구름이 발아래…트램 타고 하산길도 마냥 뿌듯

Coffman’s Crag.

하얀 구름이 발아래…트램 타고 하산길도 마냥 뿌듯

등산로상에 물이 없다는 사실을 환기시키는 표지.


하얀 구름이 발아래…트램 타고 하산길도 마냥 뿌듯

비상구호품 보관함.


하얀 구름이 발아래…트램 타고 하산길도 마냥 뿌듯

Lodgepole Pine이 우거진 정상부 고지대의 소나무숲.



가는 길

LA 한인타운에서 I-10 East로 약 100마일을 가면 오른쪽으로 State Hwy 111이 갈라진다.


111번 Hwy를 타고 8.5마일을 달리면 오른쪽으로 Palm Springs Aerial Tramway의 Lower Station으로 가는 Tramway Rd가 나오지만, 우리는 그냥 직진하여 2.7마일을 더 간다.
어느덧 길 이름이 North Palm Canyon Dr.로 바뀌어 있다. Tahquitz Canyon Way가 나오면 우회전하여 0.2마일을 간다. 오른쪽으로 Museum Rd가 있다. 우회전한다. Museum의 길 건너편에 주차장건물이 따로 있고, 예전에는 이를 24시간 무료로 개방을 했었는데, 지금은 이를 이용할 수 없다. 주차장 앞의 도로변에 주차한다. LA 한인타운에서 약 111마일의 거리이다.

등산코스

등산로 입구는 Museum주차장의 북서쪽 코너에 있는데, Museum Trail 입구임을 알리는 안내판이 세워져 있다. 처음 1마일은 이 Museum Trail을 따라 산행을 하게 되는데, 처음부터 가파른 산비탈을 지그재그로 올라간다. 여러 개의 길들이 보이기도 하는데, 가장 뚜렷한 길을 따라가면 된다.

등산로는 일시적으로는 북쪽으로 나아가는 구간이 있지만 전체적으로는 대체로 서쪽을 향하여 나아간다. Brittlebush들 사이사이로 Barrel Cactus들이 드문드문 보이고 사람의 키를 웃도는 Creosote들도 보인다. 자정이 지난 밤 시각이지만 낮동안 햇볕에 달구어졌던 산에서 뿜어져 나오는 후끈한 열기가 다소 불안감을 안겨준다.

대략 40여분 정도가 걸리는 1마일 지점이면 Picnic Table이 놓여있는 4거리( 1,310’)에 이른다. 전망이 좋아서 우리가 올라온 Palm Springs 쪽의 영롱한 야경을 즐길 수 있다.

직진하여 0.1마일을 가면 허리높이로 쌓아놓은 돌무더기가 있고, 왼쪽에서 오는 North Lykken Trail이 합쳐진다. 오른쪽으로 조금가면 길옆의 큰 바위(1,390’)에 페인트로 쓴 “LONG VALLEY 8 MILES”라는 글과 진행방향을 알리는 화살표가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또 그 다음에는 더 큰 바위에 “NO WATER ON TRAIL UNTIL ROUND VALLEY RANGER STATION, 8 MILES, 10 HOURS”라고 씌여 있다. 여기서 ‘ROUND VALLEY’는 ‘LONG VALLEY’가 맞는 말이 아닐까 싶고, 실제의 거리는 9.5마일 정도라고 본다.

등산을 시작한지 2시간이 지날 무렵이 되는 2.5마일에는 비상시에 이용할 수 있도록 식수와 방한품들을 넣어놓은 철재함이 설치되어 있는 곳(2,475’)에 다다른다. “Rescue #1”이라는 표시가 있고 위기상황이 아니면 함을 열지말라는 당부의 말이 씌여있다.

다시 2시간 가까이 걸음을 재촉하다 보면 등산로 바닥에 자그마한 돌들을 모자이크 형태로 나열하여 “4300”이라는 숫자를 만들어 놓은 곳에 이른다. 5마일쯤 온 곳으로 Skyline구간의 대체적인 중간지점이 된다. 순등반고도 약 8,500’의 절반의 고도를 올랐고, 11마일 거리의 거의 절반을 온 셈이다.


등산로의 주변으로는 잎이 아주 가늘고 부드러운 Ribbon Wood(=Red Shank)가 하늘대는 가운데, Juniper, Oaks, Cholla Cactus, Yucca 등의 식물들이 제 각각 나름대로의 모습을 뽐내며 의연하게 서있다.

대략 7마일에 5시간이 지날 때 쯤이면 “Rescue #2” Box(5,400’)를 만나게 된다. 이제 차츰 여명이 밝아오고 있어 헤드램프를 벗을 만하다. 한껏 넓어진 시야에, 산줄기를 따라 굽어지고 펴지는 등산로의 자취가 명확하므로 이를 따라가기가 용이하다. 등산로의 바닥이 잘 다져져 있는 것으로 이 등산로의 이용객이 결코 적지 않음을 짐작할 수 있겠다.

오래지 않아 산줄기의 능선위에 올라선다. 좌측과 우측의 뻗어내리는 이웃 산줄기들의 기세가 자못 험준하고 용맹하다. 좌측은 Tahquitz Canyon이 중심이 되는 산줄기이고, 우측은 Tachevah Canyon이 중심인 산줄기일 것이다.

길 왼편의 바위(5,800’) 옆으로 하얀 Plastic Bucket이 있고 두서너 병의 물이 담겨있다.
이 코스의 매니아들이 말하는 소위 “Florian’s Cache” 이다. Florian이라는 이름의 하이커 개인이 비치하여 관리하는 비상식수이다. 이런 힘든 여건의 등산에서 흔히 있을 수 있는, 물 부족으로 사경에 처하게 될 수도 있는 타인을 위한 배려가 존경스럽다.

이 지점을 지나서 대략 반마일을 가면 길이 완만하게 내리막이 되면서 안부를 이루게 되는데, 울퉁불퉁한 바위돌출부 아래로 널찍널찍한 바위바닥이 드러나있는 일종의 암반지대에 이른다. “Flat Rocks(5,910’)”로 불리는 8마일 지점이다. 아마도 비가 많이 내릴 때에는 양쪽 산기슭의 물이 이리로 모아져 흐르게 되면서 지면에 드러난 바위들이 오랜 세월에 걸쳐 물에 씻기면서 형성된 지형일 것이다.

여기서부터는 꽤 길게 저만치 앞으로 보이는 바위봉을 향하여 다소 가파른 비탈면을 올라가야 한다. 고도가 많이 높아졌기 때문인지 Ribbon Wood, Manzanita, Yucca 등이 푸르게 우거져 있다. 한참을 오르면 이제 등산로 주변으로 운치있는 큰 바위덩이들이 차츰 많이 나타나며, 좌우 양쪽과 뒷쪽의 전망이 갈수록 아름다워진다. 떠오른지 오래되지 않았지만 그래도 벌써 햇살이 따갑다. 일찍 산행에 나선 일이 다행이었음을 깨닫게 된다.

바위봉의 정상부에 이어지는 능선의 고점에 다다르면 이제 비로소 소나무 전나무 등의 침엽수가 나타난다. 반갑게도 최초로 한 그루의 소나무를 만나게 되는 지점은 약 8.5마일에 해발고도가 6800’ 내외가 되니, 이제는 따가운 햇볕을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될 만큼의 안전고도에 올라온 셈이다. 나뭇가지 사이로, 저 앞쪽에 있는 또 하나의 산줄기에 작기는 하지만 그래도 Tahquitz Rock을 닮은 뾰쪽한 바위봉이 솟아있는 것이 보인다. 한개의 바위로 된 단일암봉이면서 San Jacinto산의 동쪽 면에서는 가장 큰 바위인 “Coffman’s Crag”이다. 등산로는 이제 그 바위쪽을 향한다.

여기서 30분 내외를 나아가면 오른쪽으로 아스라하게 급경사를 이루고 있는 비탈면을 지나게 된다. 등산인들이 이곳을 “The Traverse(7,500’)”이라고 부르는 곳으로, 눈이 남아있을 경우에는 대단히 위태로운 구간이 된다.

이에서 다시 0.4마일을 나아가면 Coffman’s Crag의 바로 남쪽 밑(7,880’)에 도착하게 되는데, 중간에 Coffman’s Crag의 뒷쪽으로 Tramway의 Cable이 지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때로는 운행중인 Tram을 먼거리로 볼 수도 있다.

이곳에서 등산로는 서남쪽으로 꺾이면서 이 Skyline구간의 실제적인 종착점인 0.4마일 거리의 Grubb’s Notch를 향해 올라간다. 0.4마일에 550’를 오르는 가파른 구간이라서 거리가 짧은 것에 비해서는 시간이 많이 걸려 대략 30분 정도가 소요된다.

드디어 Grubb’s Notch(8,370’)에 올라선다. 여기까지 오르는데 7시간이 채 안걸렸다면 걸음이 빠른 산꾼이다. 여러 사람들이 그룹을 이루어 산행을 하면 보통은 8~9시간이 걸린다. 이곳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며, 힘든 산행을 잘 마친 자기 자신과 동료들을 치하하며 성취감을 나누는 것도 좋을 것이다. 여기까지가 등산인들이 말하는 소위 ‘Skyline Trail’로 험난한 구간으로 알려진 등산로이다. 대개의 등산인들은 여기서 산행을 마치고 Upper Tram Station으로 이동하여 Tram을 타고 하산하는 것으로 보여진다.

그러나 ‘C2C’를 목표로 하는 우리는 다시 기운을 내어 산행을 계속해야 한다. 다행인 것은 이제부터 Mt. San Jacinto 정상까지 6마일의 산행은 아름답고 편안한 “Tramway Route”를 다소 편안한 마음으로 그저 따라가면 된다. 먼저 Long Valley의 Ranger Station으로 가서 퍼밋을 준비하여 소지하고, 필요한 식수를 보충한다.

푸르고 거대한 송림 아래로 이어지는 산길을 따라 청량한 대기를 실컷 음미하며 Round Valley를 지나서 Wellman’s Divide에 이른다. 다시 San Jacinto 정상을 향해, 밤나무를 연상시키는 Chinquapin이 빼꼭하게 우거진 푸르른 산길을 지난다.

Long Valley를 떠나서 대략 3시간이면 이제 Mt. San Jacinto 정상(10,834’)에 오르게 된다. 17마일에 순등반고도 10,550’를 올라, 하얀 구름을 발 아래에 두고 하늘세계에 서있는 것이다. 정상의 바위들 중에서 특히 약간 북쪽 가장자리에 있는 바위에 올라서면, 수직으로 2마일 아래의 전경이 더욱 아찔하게 드러난다. 눈앞에 펼쳐지는 Mt. San Gorgonio(11,503’)의 웅장함, Coachella Valley의 광막함이 경이롭다. “지구별에서 가장 빼어난 웅장함” 이라고 탄성을 발했다는 John Muir의 소회가 전혀 과장이 아니라는 감동이 밀려온다. 게다가 우리는 지금 저 가물한 맨 밑바닥에서부터 꼬박 밤을 새워가며 한발한발 힘겹게 올라온 것이니 어찌 감회가 없을 것인가!

시간여유가 있다면, 따뜻한 너럭바위에 누워 잠시 눈을 붙이는 것도 좋겠다. 수면이 크게 부족한 상태에서 철야로 산행을 강행함으로써 바싹 고갈되었을 체력회복에 크게 효험이 있다.

Tram의 막차시간에 늦지 않게 하산해야 한다. Upper Tram Station의 구내 Bar에서 차가운 맥주 한잔을 마시는 행복감이라니! Tram을 타기 위해서는 One-way Ticket을 구입하여야 하며, 산 아래의 Lower Tram Station에 내린 후, Desk에 택시를 불러달라고 요청하거나 Uber를 부르면 된다. 주차를 해둔 Art Museum까지 30달러 내외의 택시비가 필요하다. 택시에 실린 몸뚱이는 비록 고단하지만, 그래도 기분만은 최고로 감미로울 것이다.

310-259-6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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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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