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행가이드 Etiwanda Peak (8,662’) - West Course
Etiwanda Peak 주변의 정경.
등산로변의 거목들.
Icehouse Canyon을 흘러내리는 맑은 물줄기.
Cucamonga Peak에서 보는 Etiwanda Peak.
LA지역에 살고있는 우리 한인등산인들이 주말을 이용한 등산활동을 하는 가운데 가장 즐겨 찾는 곳은 아마도 San Gabriel 산맥 안에 있는 산들일 것이다. 그런데 이 산맥의 가장 동쪽끝에 있는 3개의 고산, 즉 Ontario Peak(8,693’), Cucamonga Peak(8,862’), Etiwanda Peak(8,662’)은 모두가 한반도의 백두산(9,003’)에 버금갈만한 높은 산들이면서, 세 산의 이름이 모두 영어나 스페인어가 아닌 아메리카 원주민들의 언어로 불린다는 점도 두드러진 특징이 아닌가 한다.
필자가 조사한 바에 의하면 이 산들의 이름이 부여된 유래나 그 의미는 대략 아래와 같다. 1771년에 설립된 Mission San Gabriel이 농업이나 목축업을 위해서 운영한 20개가 넘는 Rancheria중의 하나로 Rancho Cucamonga가 있었다. Cucamonga란 ‘Sandy Place’ 또는 ‘Light over the Mountain’이라는 의미를 가진 토착민의 말이었다고 한다.
훗날, 스페인으로부터 독립한 멕시코 정부에서 캘리포니아 주지사를 역임한 Juan Bautista Alvarado는 1839년에 군출신인 Tibercio Tapia에게 13,045에이커(약1,600만평)의 Rancho Cucamonga의 땅을 양도해 준다. 세월이 흘러 1881년이 되었을 때, Canada의 Ontario 출신인 George S. Chaffey, William B. Chaffey형제가 Rancho Cucamonga의 동쪽에 있는 인근토지를 구입하여, 이곳에 Etiwanda라는 지명을 부여하는데, 이는 그들 가족과 오랫동안 정을 나누어온 Michigan Lake 지역의 어느 인디안 추장의 이름이었다고 한다.
이들 형제는 다시 1882년에 Rancho Cucamonga일부 토지 8,000에이커를 구입하여 Irrigation Colony를 설립하게 되는데, 이곳에는 그들이 태어나고 자라난 고향의 이름을 따서 Ontario로 명명하는데, Ontario란 ‘Great Lake’ 또는 ‘Beautiful Water’라는 의미를 담은 역시 토착민들의 말이라고 한다. 과정이야 어떻든간에 토착 원주민들의 말이 이렇게 우리가 살고있는 남가주 고산들의 명칭으로 남았다는 사실이 반갑다.
1939년에 Sierra Club의 멤버였던 Weldon Heald(1901~1967)와 Jack
Bascom(1910~2000)이 Cucamonga의 북쪽에 있는 고도 8,862’의 산을 등정하고, 이 봉우리의 밑에 있는 지역의 이름을 따서 이 산을 Cucamonga Peak이라고 명명을 하게 되는데, 이 때 Jack이 이 산에 가까이 있는 고도 8,662’ 봉우리 이름을 역시 같은 요령으로 인근의 지명으로 부여하는게 어떠냐는 제안을 하였고, Weldon이 이에 동의한 것이 Etiwanda Peak이라는 이름이 탄생한 유래라고 한다.
그다지 멀지 않은 과거에, 광대하기 그지없으면서 거의 원시의 땅이었던 이 아메리카에 유럽인들이 들어와 정착하는 과정에서 그야말로 ‘신천지’였기에 있을 수 있었던, ‘천지개벽’에 비견될만한, ‘호랑이 담배피우던 시절’의 일화들이라고나 하겠다.
오늘은 이 3개의 산 가운데 가장 동쪽에 있으면서, 또 Cucamonga Wilderness의 최동단에 있는 ‘인디안 추장’의 산, Etiwanda Peak을 찾아가기로 한다.
이 산을 오르는 코스로는 대체로 다음의 3가지를 들 수 있다.
첫번째는, Icehouse Canyon Trail로 Icehouse Saddle에 오른 뒤에 Cucamonga Saddle을 거치는 루트인데, 왕복 15마일의 거리에 순등반고도는 4,200’가 되고 총 10시간 내외가 소요된다. 등산로가 아름답고 등산로 입구까지의 접근성도 좋아서 산행거리가 다소 길지만 그래도 가장 많이 이용되는 일반적인 루트라고 하겠다.
두번째는, Lytle Creek의 Middle Fork Trail로 Icehouse Saddle에 오른 뒤에 Cucamonga Saddle을 거치는 방법이다. 비포장도로를 운전해 들어가야 하며, 왕복 16마일의 산행거리가 되고 순등반고도가 4,700’가 되는 힘든 코스라 하겠다.
세번째는, 거친 비포장도로인 San Sevaine Road(1N34)를 운전하여 11.6마일을 들어간 다음 Joe Elliot Campground에 주차를 하고, 산행을 시작하는 동쪽 코스이다. 왕복 10마일의 산행거리에 순등반고도 2,800’ 이고 총 7~9시간이 소요되는 가장 짧은 코스이다. 거리가 많이 짧고 순등반고도도 높지 않지만 접근성이 아주 불편하고 등산로의 상태가 좋지않은 때문인지 이 루트를 이용하는 등산인은 많지 않아 보인다.
오늘은 이 가운데 가장 많이 이용되는 것으로 짐작되는 첫번째 코스로의 산행을 안내한다.
가는 길210 Freeway에서 Claremont의 Baseline Road Exit으로 나오고, Baseline Road에서 좌(서쪽) 회전하여 200m 쯤을 가면, 오른쪽에 Padua Ave가 나온다. 이 Padua Ave를 따라 1.8마일을 가면, Mt. Baldy Road를 만난다. 우회전한다. 약 7마일을 가면 Mt. Baldy Village에 도달한다. 왼쪽에 있는 Mt. Baldy Visitor Center에 들어가서 무료 입산허가증을 받은 후, 다시 가던 길로 2.5마일을 가면, Mt. Baldy Road가 왼쪽으로 직각으로 꺾이는 지점에 이르게 되는데, 여기서 우리는 직진이다. 200m 쯤 들어가면 길이 끝나고 왼쪽으로 50여대를 수용할 수 있는 주차장이 있고 화장실도 있다. 북쪽에 있는 등산시작점을 쉽게 볼 수 있다. Adventure Pass라는 주차증을 차 안에 잘 걸어 놓는다. 요즘에는 대략 06:30 이전에는 도착해야 정규 주차공간을 확보할 수 있을 정도로 산꾼들이 많이 찾아오는 곳이다.
등산코스동쪽 끝에 있는 Icehouse Canyon Trailhead(4920’)에서 등산을 시작한다. 사시사철 맑고 차가운 물이 부단히 흘러내리는 개울을 오른 편에 끼고, 푸르른 나무들이 울창한 계곡을 걷게 되므로, 귀도 눈도 함께 즐겁다. 새벽에 출발하는 산행이라면, 밤 동안에 나무향기가 듬뿍 배어 든 계곡의 싱그러운 공기로 가슴속을 온통 채우게 되어, 기분이 더욱 상쾌하다. 지금 청량함을 만끽하며 걷고 있는 이 Icehouse Canyon은 예전에는 Cedar Canyon이라 불리웠다고 하는데, 아마도 예전에는 Sequoia Tree와 구분하기 어려울 만큼 서로 닮은 거대한 Incense Cedar들이 이 계곡에 원시림 상태로 자생하고 있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예년엔 처음 1마일 남짓만 계곡을 흐르는 물을 볼 수 있으나, 특별히 금년에는 1.5마일까지 물흐름을 오른쪽에 두고 계곡의 왼쪽기슭을 따라 오르게 된다. 오리나무 시카모어 단풍나무 삼나무 향나무 등이 무성한 속에, 울퉁불퉁한 돌들 사이로 이어져 오르는 길에, 가끔씩 그 옛날에 지어졌을 산장들을 지나게 된다.
1마일을 가면, Cedar Glen을 거치며 1.8마일 더 길게 오르는 곁길인 Chapman Trail이 왼쪽에 나오는데, 우리는 그냥 직진한다. 1.5마일쯤에 들어서면 수백년을 자랐을 장대한 장군송들이 여기저기에서 상서로운 기운으로 감싸며 우리를 환영해 준다. 집채같은 바위들도 우리를 반긴다. Cucamonga Wilderness로 들어섰음을 알리는 표지판이 나온다. 1.8마일 지점이다. 대개는 이곳에서 숨을 고르고 목도 축일 겸 잠시 쉬어간다. 거친 돌들이 마구 흩어져있는 바위투성이의 Wash지대를 지나면, 곧이어 2마일 왔음을 알리는 말뚝이 있다.
2.5마일쯤엔 오른쪽 길 바로 아래에 땅속에서 사시사철 그치지 않고 흘러나오는 청량한 약수터가 있다. 매발톱꽃 샘(Columbine Spring)이다. 이 약수터 주변에 자생하는 식물인 Columbine에서 비롯된 이름이다. 긴 산행을 마치고 하산하는 등산인들은 물론이지만, 특히 인근의 동식물에겐 기적의 생명수 그 자체일 것이다.
이젠 길이 왼쪽으로 꺾이며 지그재그로 올라간다. Cedar Glen을 거쳐 올라오는 길이 왼쪽에서 합류한다(3.2마일). 이정표가 서 있다. 내려올 때 여기서 실수로 직진하지 않도록 잘 기억해 둔다. 우측길로 올라간다.
밤나무와 유사한 모양과 냄새의 꽃을 피우는 Chinquapin과 줄기가 빠알간 Manzanita가 우거진 사이로 좁게 나있는 길을 지나면, 이내 죽림칠현의 고결한 선비나 신선이 머무는 곳이 아닌가 싶게 청아한 분위기를 풍기는, 울창한 송림과 탁 트인 평지가 나온다. Icehouse Saddle이다. 고도가 7580’(2312m)로 남한의 제1봉인 한라산(1950m)보다 훨씬 높은 곳에 올라 선 것이다.
많은 등산객들은 이곳을 산행의 최종목표로 하여 여기에서 자리를 잡고 배낭을 내린다. 편도 3.8마일의 거리에 순등반고도가 2600’로 여기까지의 산행도 그렇게 녹록한 것은 아니기에, 나름대로 하루 산행의 성취감을 가지기에 충분하나, 좀 더 긴 산행을 원하는 사람들은 여기에서 부챗살처럼 퍼져나가는 네 가닥의 등산로를 따라 더 먼 곳으로의 산행을 할 수 있다. 한쪽켠에 자세한 등산안내판이 설치되어 있어 전체적인 행로의 윤곽을 이해하는데 크게 도움이 된다.
Etiwanda Peak은 1시 방향(동쪽)의 길로 나아간다. 불과 수십보만 가면 왼편으로 좁다란 사잇길이 갈라져 내려가는데, 편도 6마일 길이의 Middle Fork Trail이며, Lytle Creek으로 연결되는 길이다. 우리는 직진이다.
등산로는 오른쪽 Bighorn Peak(8441’)의 북동쪽 기슭을 가로지르는 형국인데, 왼쪽은 저 멀리 아래로 Phelan이나 Victor Valley를 전망할 수 있는 가파르게 꺼져내리는 비탈면이다. 겨울에 눈이 쌓이면 통과하기가 쉽지 않은 위태로운 구간이 된다. 등산로는 대체로 평지같이 완만하나 중간에 한번 약간의 내리막에 이은 오르막이 있다.
4.8마일 지점에 이르면 고도 7654’의 Bighorn/Cucamonga Saddle이다. 발아래 남쪽으로, Cucamonga 시가지도 포함되어 있을, Inland Empire의 도시지역이 한 눈에 들어온다. Saddle을 지나면서 길은 이제 Cucamonga Peak의 서쪽과 북쪽의 기슭을 따라, 지그재그로 올라간다. 앞뒤의 전망을 즐기면서 대략 6.1마일지점에 이르면 길이 갈라진다. 직진하면 0.4마일 거리의 Cucamonga Peak에 올라서게 된다. 왼쪽이 Etiwanda Peak(8662’)으로 가는 길이다.
7.15마일, 고도 8,450’ 지점에 오면 길이 나뉘며 오른쪽에 무릎높이로 쌓아놓은 돌무더기 ‘Ducks’를 보게 된다. 오른쪽이 0.15마일 남짓 지근거리에 있는 Etiwanda Peak에 오르는 길이다.
뾰쪽한 바위들이 삐죽삐죽 노정되어 있는 정상(7.3마일; 8,662’)은 몇 명의 사람들만이 겨우 운신할 수 있을만큼 좁은데, 전망은 뛰어나다. 서쪽으로 Cucamonga Peak(8,862’)이 가까이 보인다. 비록 이 Etiwanda의 고도가 Cucamonga보다 200’가 더 낮지만 그래도 이 곳의 전망이 더 빼어나다는 것이 중평이다. 특히 남쪽으로는 3,000’ 높이의 아찔한 절벽 아래로 펼쳐지는 San Sevaine Ridge의 푸르른 산줄기들과 그 너머로 펼쳐지는 Inland Empire의 도시지역이 조감도인양 한 눈에 들어온다. 쾌청한 날에는 저 편 멀리, 오후의 따뜻한 햇볕을 받아 황금 빛을 발하는 태평양의 수평선도 볼 수 있다. 정진옥 310-259-6022
http://blog.daum.net/yosanyoso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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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