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워싱턴주 이야기를 소설로”

2019-08-19 (월) 서필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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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주 이야기를 소설로”

시애틀총영사관 이형종 총영사가 지난 17일 UW북소리 강연을 한 뒤 주요 참석자들과 단체 사진을 찍고 있다.



이형종총영사, UW북소리서 다양한 ‘책 쓰기’이야기 들려줘

‘크메르 제국의 문명사’란 주제로


이형종 시애틀총영사가 지난 주말 워싱턴대학(UW) 북소리(Booksori)에 강사로 나서 글ㆍ책ㆍ소설 등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들려주면서 참석자들로부터 많은 공감을 얻었다.

이 총영사는 이날 2014년 출간했던 자신의 소설 <앙코르 와트>(비움과 소통刊)를 갖고 ‘크메르 제국의 문명사’란 제목으로 강연을 주로 이끌었다. 힌두교와 불교의 차이점은 물론 크메르 제국의 문명과 역사, 관광을 아우르며 마치 현재 캄보디아를 여행하듯 상세한 설명을 해줬다.

이 총영사는 “많은 사람들이 ‘앙코르 와트’를 불교사원으로 알고 있지만 실은 힌두교 사원”이라며 “내가 소설 주인공으로 썼던 자야바르만 7세는 당시 불교를 믿었고, 그 당시 지어졌던 비욘사원은 불교 사원”이라고 설명했다.

이 총영사는 이날 자신을 ‘저널리스트’로 소개하며 강연을 이끌었다. 그는 “외교관은 여기저기를 많이 다니는데 문명의 관찰자로서 보고 듣고 배운 것을 전하는 소명도 있다”면서 “이 책을 쓴 이유 가운데 하나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과거 서양 사람들이 동양이나 중동지역을 다녀온 기록물을 글로 쓸 때 ‘저널’이라는 타이틀을 많이 달았는데 <앙코르 와트>도 이 같은 차원에서 캄보디아 대사관에서 참사로 근무할 당시 보고 들었던 것을 소설이라는 형식을 빌려 나누고 싶었다는 것이다.

이 총영사는 이날도 자신의 즐겨 사용하는 ‘일십백천만’을 다시 꺼내며 글을 읽는 것과 글을 쓰는 것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했다. ‘일심백천만’은 하루에 한번씩 좋은 일을 하고, 10번은 크게 웃으며, 하루에 100자씩은 쓰고, 1,000자는 읽으며, 1만보 이상을 걷자는 뜻이다.

이 총영사는 “현대인들은 수동적으로 정보를 습득하는데 글을 읽는 것은 그보다 조금 더 낫지만 글을 쓴다는 것은 정말로 능동적인 행동으로 치매예방에도 좋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글을 쓴다는 것은 또한 생각과 지식을 나눌 수 있으며, 깊이 관찰하게 될 뿐 아니라 생각이나 사고를 정리할 수 있고 기억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장점이 있으며 더욱이 책으로 만들면 다양한 용도로 쓰여진다는 것이다.


이 총영사는 한인들에게 이처럼 글쓰기를 강조하면서 “워싱턴주 이야기를 소설로 써보라”고 제안했다.

특히 자신만의 소설쓰기 비법도 소개했다. 소설의 줄거리를 미리 생각한 뒤 그에 따른 재료를 찾으려면 2~3장 쓰고 나면 쓸 말이 없어진다는 것이다. 따라서 다양한 재료를 우선 모은 뒤 주인공을 설정해 스토리를 엮으면 쉽게 소설도 쓸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총영사는 “마이크로소프트, 마운트 레이니어, 파이크 플레이스 마켓 등 시애틀에서 보고 듣고 생각하고 경험한 것을 그냥 2~3장씩 써본 뒤 30~40개가 모이면 한 명의 주인공을 설정해 글을 엮어보면 여러분도 소설가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연을 마쳤다.

이날 이 총영사 강연에는 ‘UW한국학도서관친구들’(회장 김영호) 회원들은 물론 조기승ㆍ이수잔ㆍ곽종세ㆍ김문형ㆍ김순아씨 등 한인 단체장들도 많이 찾아 모처럼 글과 책의 이야기를 나눴다.

<서필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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