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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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의창] 다름과 같음의 차이

2019-05-22 (수) 12:00:00 유정욱(음악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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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어메이즈’라는 단체에서 하는 정기 발표회를 다녀왔다. 스페셜 아이들에게 미술과 음악교육을 하는 이곳은 선생님과 아이들 모두 기쁨과 열정이 가득했다. 그날 연주하는 아이들 표정에서 모든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내 아들도 심장의 핸디캡을 가지고 있는 아이로 올해 초 심장이식을 받았다. 사회는 이들의 다름을 보호하는 카드를 부여한다. 주차증을 비롯해 그들만 누릴 수 있는 여러 혜택을 제공한다. 그러나 이들이 정말 누리고 싶어하는 것이 편리한 주차나 여러 혜택들 혹은 줄을 많이 서야 하는 놀이공원의 프리패스 쿠폰 정도일까? 나도 평생 아픈 아이를 끼고 키운 부모의 입장으로 냉정하게 생각해 보았다. 먼저 사회의 자각있는 움직임을 통해 크고 작은 보호와 배려들이 일어나고 있음에 감사하다. 실제로 학교나 사회에서 돕는 수많은 손길과 프로그램으로 실질적 혜택을 누리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런데 왜 아직 이들을 돌보고 있는 부모와 아이는 외롭고 지치고 힘든 것일까. 여전히 불편한 시선들과 마음으로 동화될 수 없는 딱딱한 벽을 실감하고, 참고 포기하는 아이들을 보며 부모가 해줄 수 있는 것은 고작 현실직시와 인내를 가르칠 수밖에 없다. 혹자는 이만하면 많이 개선된 것이라 말하지만 여전히 다르다고 생각하는 높은 인식의 장벽에 부모들은 목이 마르다. 그렇지 않아도 크게 달라지지 않는 현실에서 안간힘을 쓰고 있을 부모님들의 고단함을 나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다른 건 무엇이고 같은 건 무엇인가? 무엇이 정상이고 무엇이 비정상인가? 무엇이 객관적이고 무엇이 주관적인가? 개선책을 요구하자는 게 아니다. 정답을 말하려는 것도 아니다. 아픈 아이들을 대변하는 잔 다르크가 되려고 하는 것도 아니다. 다같이 생각해보고 찾아보자고 이야기하고 싶다. 통상적인 관념에서 벗어나 정말 모든 이들이 똑같다고 생각하고 행동할 수 있는 그 고집스러운 인식의 세계의 변화에 대해서 말이다. 최소한 지금보다 훨씬 살기 어려운 경쟁시대를 살아낼 우리 아이들이 그런 문제들에 대해 그저 점이 하나 있고 없고 눈이 크고 작고 정도의 차이로만 여기는 사회가 될 수만 있다면 탐욕과 무질서가 횡행(橫行)하는 현 사회를 대물림하는 어리석은 실수는 되풀이되지 않을 거라 여겨진다.

<유정욱(음악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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