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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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의창] 우리의 관심

2019-05-08 (수) 12:00:00 유정욱(음악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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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한국은 뜨거운 감자들이 매일매일 매스컴과 유투브를 통해 올라오고 있다. 재조명되는 장자연 사건을 비롯하여 버닝썬 사건 그리고 보수와 진보세력들의 왕성한 활동과 세력 확장 등 80년대 같으면 감히 언급할 수도 없는 일들이 대중의 인권과 존엄이 높아지면서 정직한 목소리들을 내고 있다. 세상이 바뀌었다는 말을 실감하게 되는 순간이 아닐 수 없다. 모든 감춰진 것들은 때가 되면 드러나게 되고 본인들이 저지른 일들에 대해서는 이제는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라고 땅에 외쳐도 자라서 열매가 되어 반드시 그 열매를 통해 결국 숨겨진 것들이 드러난다는 이야기다.

그러나 나는 그러한 언론과 언론인을 두둔하자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죄를 지은 기업이나 정치세력과 개인들에게 정죄의 돌멩이를 던지자는 이야기가 아니다. 권력을 힘입어 득세하려는 자도 그것을 신랄하게 파헤치는 자도 본인들이 옳다고 생각하는 것을 행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야기의 요점은 그걸 지켜보는 대중들, 특히 미국에 사는 한인들에 대한, 한국 행정에 대한 관심이다. 박근혜 정부의 일들로 한국이 뒤집어졌을 때 나를 포함한 많은 이들이 분개하며 밥상머리 탁상공론을 펼쳤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 이후로도 한국은 계속 감춰졌던 부식의 상흔이 드러나고 있다.

이런 시점에서 과연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 나는 ‘관심과 생각’이라고 말하고 싶다. 관심은 문제를 포커스하게 되는 계기를 만들어주며 생각은 행동할 수 있는 근간을 창조해내는 터전이라 생각한다. 이민생활의 어려움, 자녀들의 훌륭한 성장, 은퇴 이후 삶 등은 우리들을 하루하루 내 삶에만 집중시키기에 충분한 이유들이다. 그러나 우리의 성공 여부와 질 높은 휴가, 우아한 노년, 그리고 내 자녀의 대학 네임벨류(name value)와 유명회사의 잡(Job) 갖기 등으로 점철된다면 그것은 분명 소극적 이기로서 한국에서 소위 저지르는 자들과 그것을 비난하는 자들과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그것 모두의 출발은 이기심에서 비롯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무언가 시작할 수 있는 용기가 있다면 반드시 끝낼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다는 뜻이다. 좋은 관심과 생각은 우리 모두의 삶과 가정에도 필요하지만 한국에도 꼭 필요한 강력한 긍정의 염원이다. 우리 안에 아직 한국인의 피가 흐르고 있다면 말이다.

<유정욱(음악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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