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오늘 하루 이 창 열지 않음닫기

[English for the Soul] Charity / 사랑

2019-04-27 (토) 12:00:00 최정화 커뮤니케이션학 박사 영어서원 백운재 대표
크게 작게
Though I speak with the tongues of men and of angels, and have not charity, I am become as sounding brass, or a tinkling cymbal.

내가 사람들의 언어들과 천사들 의 언어들로 말할지라도 사랑이 없 으면 소리 나는 징과 울리는 꽹과 리가 되고.

"사랑은 언제나 오래참고 사랑 은 언제나 온유하며 사랑은 시기 하지 않으며 자랑도 교만도 아니 하며 / 사랑은 무례히 행치않고 자 기의 유익을 구치않고 사랑은 성 내지 아니하며 진리와 함께 기뻐 하네 / 사랑은 모든것 감싸주고 바 라고 믿고 참아내며 사랑은 영원 토록 변함없네 // 믿음과 소망과 사랑은 이세상 끝까지 영원하며 믿음과 소망과 사랑중에 그중에 제일은 사랑이라 그중에 제일은 사랑이라."


노래의 첫 소절이 곧 제목인 이 노래 가사의 원전은 신약성경 고 린도전서 13장. 특히 4절부터 7절 까지의 내용을 노랫말로 원용한 것. 흔히 "사랑장(章)"이라 불리는 고린도전서 13장은 도합 13절. 마 지막 절은 그 유명한 결론! "그런 즉 이제 믿음, 소망, 사랑 이 셋은 항상 있으나 이것들 중의 가장 큰 것은 사랑이라." And now abideth faith, hope, charity, these three; but the greatest of these is charity. [Corinthians 13:13]

가만, 잠깐! "믿음, 소망, 사랑" 이 셋을 뭉뚱그려 말할 때 사'랑' 을 'charity'라고 썼네요. 그렇습니다. 요즘 세상 사람들에게 편히 읽히 는 NIV 버전은 'love'라는 대중적 인 표현을 쓰지요. "And now these three remain: faith, hope and love. But the greatest of these is love." 하 지만, 킹제임스 버전은 사랑을 굳 이 'charity'라고 꼬박꼬박 쓰고 있 네요.

온갖 그럴듯한 말 속에 사랑 [charity]이 없다면 다만 요란한 놋 그릇이나 쨍그랑거리는 심벌즈 같 은 악기에 불과할 뿐! 그렇게 고린 도전서 13장은 열립니다. 말이 그 럴싸한들 무슨 소용이랴. 온갖 미 사여구로 진리를 읊조린다 해도 그 안에 사랑[charity]이 없다면 말 짱 꽝! 그렇게 두 번 더, 도합 세 번에 걸쳐 사'랑이 없다면'을 노래 합니다.

"내가 예언하는 능력이 있어 모 든 비밀과 모든 지식을 알고, 또 산을 옮길 만한 모든 믿음이 있을 지라도, 사랑이 없으면 내가 아무 것도 아니요 [2절]; 내가 모든 재산 을 바쳐 가난한 자들을 먹이고 또 내 몸을 불사르게 내줄지라도 사 랑이 없으면 그것이 내게 아무 유 익을 주지 못하느니라. [3절]" 그렇게 거듭거듭 내게 사'랑이 없다면' 모든 게 다 부질없다고 선언합니 다. 그리고, 노랫말로 쓰이는 4절부 터 7절 말씀이 이어지는 것.

그런데, 과연 그런 사랑이 가능 할까요, 사람들 사이에? '예'라고 답하고 싶지만 사실은 '아니오'가 정답. Why? 왜냐하면, 고린도전서 13장에서 노래하는 사'랑'은 'love' 가 아니라 'charity'이기 때문입니다. 좋던 싫던 가능한 사랑, 옳던 그르 던 가능한 사랑, 그런 세상적 사랑 이 아니라 오로지 아가페적(agape 的) 사랑이랄 수 있는 'charity'이기 때문. 흔히 '자선(慈善)'의 뜻으로 'charity'를 풀지만, 사실 'charity'의 깊은 뜻은 '애휼(愛恤)'이란 말 속 에 담겨 있는 듯. 긍휼히 여겨 진 정 불쌍(不祥)해 하는 마음으로 베푸는 것, 그게 바로 'charity'의 속 뜻.

And now abideth faith, hope, charity, these three; but the greatest of these is charity.

그런즉 믿음, 소망, 사랑, 이 세 가 지는 항상 있을 것인데 그 중의 제 일은 사랑이라.

이제, 고린도전서 "사랑장(章)"을 노래할 땐 '자비와 애휼의 사랑'인 'charity'를 연상하시라. 자선(慈善) 과 박애(博愛) 뿐 아니라, 진정 측 은하고 불쌍히 여기는 애휼(愛恤). 사랑이신 한-님의 깊은 속내! 사람 은 돈이나 명예 또한 사랑[love]할 수 있다지만, 그런 것들을 차마 애 휼[charity]할 순 없으리라. 그래서, 고린도전서 13장은 줄곧 'charity' 만을 고집하는 것. The greatest of these is charity. 아무렴, 그렇고말 고. Amen.

<최정화 커뮤니케이션학 박사 영어서원 백운재 대표>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