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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정치력 새 지평 열리다

2018-11-09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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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5년 역사의 미주 한인사회가 새로운 도약의 장을 맞았다. 6일 실시된 중간선거에서 대륙의 동부와 서부 두 곳에서 한인후보들이 선전, 나란히 연방의회 입성을 눈앞에 앞두고 있다. 캘리포니아 연방하원 39지구의 영 김 후보와 뉴저지 연방하원 3지구의 앤디 김 후보가 그 주인공들이다.

1992년 한인 최초로 김창준 전 연방하원의원이 당선돼 3선을 지내고 물러난 후 지난 20년 연방의회 진출은 한인사회의 숙원이었다.

미국정치의 사령탑인 연방의회에서 목소리를 낼 기회가 없었던 한인사회가 마침내 우리의 정서와 필요를 아는 우리의 대변인을 가질 수 있게 되었다. 그런 점에서 두 후보의 선전은 한인 정치력의 새 장을 여는 이정표적 사건이다.


1968년 개정이민법이 시행되면서 한인이민 물결이 시작된 지 올해로 50년이다. 소수계 중의 소수계이자 이민 후발주자로서 지난 수십년 한인커뮤니티는 힘없는 설움을 뼈아프게 겪어야 했다. 그 대표적인 사건이 1992년 4.29 폭동이다. 백인들의 인종차별에 격분한 흑인들이 폭동을 일으키고 인근 주민들이 방화와 약탈로 분노를 폭발하면서 그 피해는 고스란히 한인업주들의 몫이 되었다.

피땀 흘려 일궈낸 사업체가 잿더미로 변한 충격에 더해 주류 미디어는 흑인 폭동의 책임을 한인사회로 돌렸다. 정치력 없이는 이 땅에서 제대로 대접받을 수 없다는 자각이 생긴 계기였다.

이번 중간선거는 한인사회 정치력의 현주소를 짚어보는 좋은 기회가 되었다. 미전국적으로 그 어느 때보다 많은 한인후보들이 출마하고 그만큼 풍성한 결실들을 만들어냈다. 연방하원 선거에 영 김, 앤디 김 후보 외에 두 명이 더 출마, 총 4명의 한인후보들이 연방하원 선거전에 나섰다는 것은 그 자체로 기록이다.

그 외 뉴욕에서는 4선의 주 하원의원(론 김), 뉴저지에서는 팰팍 최초의 한인시장(크리스 정), 워싱턴에서는 5선의 주 하원의원(신디 류) 등이 탄생했고 캘리포니아에서는 최석호 주하원의원, 토니 조 검사(LA 카운티 수피리어 법정 판사직), 도로시 김 판사(가주 항소법원) 등이 선거에서 승리했다.

선거 승리를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세 가지 조건이 충족되어야 한다. 후보자의 자질과 능력, 선거자금 및 자원봉사 인력 그리고 유권자들의 투표이다. 한인사회가 개별 후원은 물론 초당적 정치후원기구를 발족해 후보들 측면지원에 나서고, 적극적으로 자원봉사에 나서며, 지역구 한인 유권자들이 똘똘 뭉쳐 투표에 참여한 결과가 이번의 승리를 가능하게 했다. 정치인을 키우고 정치력을 신장할 토양이 한인사회에 조성되었다.

한반도 평화문제, 이민문제 등 지금 미국사회에서는 한인사회와 직결되는 이슈들이 주요 정치 현안이다. 연방의회에 한인정치인들이 진출해 있다면 미주한인사회의 의견을 전달하는 것은 물론 미국정부와 한국정부의 상호이해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영 김, 앤디 김 두 후보의 당선이 빨리 확정되기를 바란다. 양 선거구 모두 초박빙 대결에 우편투표지 등 아직 개표되지 않은 표들이 남아있어 상대후보들이 패배를 공식인정하지 않은 상태이다. 그러나 이변이 없는 한 두 후보는 연방하원에 동반 입성, 한인사회 정치력을 한 단계 격상시킬 것으로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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