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성 / 내과 전문의
퇴행성 관절염으로 인한 무릎 통증으로 고생하는 환자분들의 진료를 보다보면 진통제나 파스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다.
문제는 먹는 진통제나 파스가 더이상 통증을 완화시켜주지 못할 때의 일인데, 이 때는 대부분 환자분들이 자의반 타의반으로 무릎수술까지 고려하게 된다.
이렇게 무릎수술 상담을 받는 환자들은 퇴행성 관절염이 상당히 진행된 경우이다.
그러면 인공관절 수술을 받아야 하는데, 인공관절 수술이 작은 수술은 아니며, 수술을 받기까지 통증관리를 스테로이드 주사로 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렇게 주사치료를 받는 환자분들은 통증이 완화되길 바라면서도 한편으로는 걱정이 많다. 이렇게 주사를 맞는 것이 몸에 안 좋은 것은 아닌지, 부작용은 없는지 하는 생각이 들어서이다.
얼마 전, 이런 상황에 처해진 환자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논문을 읽게 되었다. 무릎관절에 맞는 스테로이드 주사가 실제로 통증완화에 얼마나 도움이 되는가에 대한 것이였는데, 스테로이드 주사의 성능을 테스트하기 위해서 이것을 생리식염수 주사와 비교한 것이 재미있다.
무릎관절 퇴행성 관절염이 심한 50-60대 환자 140명을 반으로 나누어서 70명에게는 스테로이드 주사를, 나머지 70명에게는 생리식염수 주사를 3개월에 한 번씩 투여하였다. 그 효과를 알아보기 위해서 평소 계단을 오르내리는 활동, 앉거나 일어서는 활동 등, 평소 생활반경 이내 17가지행동을 수행할 때 통증이 어느 정도인지 설문 전수조사를 진행하였다.
결과는 예상보다 놀랍지는 않았다. 오히려 생리식염수를 맞은 환자에서 스테로이드보다 통증완화 점수가 더 좋게 나왔지만 통계학적으로 무의미한 정도에 지나지 않았다. 이런 경우 차이가 있었다고 말할 수 없다. 또한, 1년과 2년 후에 환자들의 연골두께를 측정하였는데 스테로이드 그룹의 연골두께가 좀 더 얇은 것으로 나왔다.
“연골을 잃는다니! 심각한 문제가 아닌가” 하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그건 또 절대값으로 보면 큰 차이가 아니긴 하다. 그리고 인공관절수술까지도 고려해야 하는 말기 퇴행성 관절염 환자라면 연골두께의 0.1mm 차이가 임상적으로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하는 생각도 든다.
무엇보다 통증 완화 작용이 없다는 것이 마음에 걸리는데, 환자의 주관적인 입장에서 “주사까지 맞았는데 통증이 왜 완화되지 않는가?” 이러한 생각으로 점수를 더 낮게 책정할 수는 있겠다.
인공관절수술은 말기 퇴행성 관절염으로 연골이나 점막의 완화작용 없이 뼈와 뼈가 맞닿는 정도의 통증을 호소하는 환자들에게 시행하는 것이다. 이 정도 퇴행성 관절염이 진행된 환자라면, 시험적으로 주사를 1, 2회 정도 시행하는 것이 나쁜 옵션은 아니라고 하겠다.
문의 (213)352-1223
<
김민성 / 내과 전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