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비자장사 학원 재학했다고… 한인 미군 ‘추방위기’

2018-08-16 (목) 12:00:00 김철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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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브니 4년 복무한 시예지씨 안타까운 사연

▶ 어학원 가짜서류에 발목… 힘겨운 법정싸움

비자장사 학원 재학했다고… 한인 미군 ‘추방위기’

자신이 근무하던 텍사스주 샌안토니오의 샘 휴스턴 기지 내 브룩 군 병원 앞에 선 시예지씨. [AP]

외국어 및 의료 특기자 모병 프로그램(MAVNI·이하 매브니)을 통해 미군에 입대한 남가주 출신 한인 여성이 불법 비자 장사로 기소된 한인 운영 어학원에 재학했다는 이유로 미군에서 퇴출된 후 추방 위기에 놓인 안타까운 사연을 LA타임스가 15일 보도했다.

타임스는 토랜스에서 성장한 한인 시예지(29)씨가 매브니 프로그램에 지원해 입대한 뒤 비자 사기로 기소된 LA 한인타운 소재 프로디 어학원에 등록해 학생비자(F1)를 유지한 사실이 적발돼 4년 넘게 근무한 미군에서 강제로 전역당해 추방 위기에 처한 채 현재 시민권 신청과 관련해 미 이민 당국과 힘겨운 법정 싸움을 벌이고 있다고 전했다.

시씨는 9세 때인 지난 1998년 부모님을 따라 미국에 여행비자로 입국한 뒤 LA 한인타운과 토랜스에서 성장했다. 이후 시씨의 부모님은 투자비자로 미국내 합법적인 신분을 유지했으며 시씨는 19세가 넘은 2008년 LA 한인타운 네오엠 어학원에 등록해 학생신분을 유지했다.


20대 초반까지 진로를 정하지 못하고 고민하자 시씨는 어머니의 권유로 외국인 특기자에게 신분을 부여하는 모병 프로그램인 매브니를 통해 2013년 10월 미군에 헬스케어 전문가로 입대했다.

시씨는 자원입대후 오클라호마, 텍사스, 한국에서 근무하며 2개의 훈장까지 받는 등 미군 생활에 남다른 열정을 보이며 군의관을 꿈꿔왔으나, 시씨가 신청한 시민권은 현재 이민당국에 의해 계류 중에 있다.

미군 근무 시절 시씨는 시민권을 신청했지만 첫 시민권 신청은 어학원측의 제출한 가짜 서류 등 비자사기 문제와 관련해 케이스가 거절됐으며, 재신청한 그녀의 이민 서류는 2년 넘게 승인이 되지 않은 채 계류되어 있어 시씨는 결국 연방 정부를 상대로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이러한 가운데 연방 법무부는 이민 당국에 시씨와 인터뷰 후 120일 이내에 시씨의 시민권 부여 여부에 대한 결정을 내릴 것을 지시했으나, 이민 당국은 시씨 케이스가 지연되는 이유에 대한 정확한 답변은 꺼리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한편 최근 미 국방부가 매브니 프로그램을 통해 미군에 입대한 외국인들에 대한 강제 전역조치를 즉각 중단한 가운데 시씨가 시민권을 취득할 수 있는지에 대한 최종 판결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김철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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