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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접대·뇌물수수·코카인까지

2018-04-04 (수) 박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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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VA 교통부 직원 부패 심각성 드러나

버지니아 교통부(VDOT) 직원이 제설작업 계약을 미끼로 성접대와 뇌물을 수수한 혐의가 재판 과정에서 명백히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법원 문서에 따르면 지난 2016년 겨울, 눈폭퐁이 오자 페어팩스 카운티의 버크 지역에 대한 제설작업 책임자인 주 교통부 직원 안토니 윌리는 북버지니아에 호텔을 예약했다. 윌리는 호텔에서 직접 여성 제설작업 기사에게 전화를 걸어 방으로 불렀다. 윌리는 그 여성 기사에서 “은혜를 원수로 갚지 마라. 나는 너의 고용주 대신 더 많은 일을 너에게 주고 수당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사람이다”고 말했다.
이 대화는 FBI가 당시 눈이 내리기 직전 윌리에게 설치한 도청기에 녹음돼 법원증거로 남겨졌다.

컬페퍼 출신의 윌리는 부정부패 혐의로 7년형을 선고 받았다.
이번 교통부 비리 관련 수사에서 유죄를 받은 이는 7명이나 된다.


윌리와 동료 케네스 아담스는 일을 주는 대가로 제설차 운전사들에게 뇌물을 요구했다. 6년 동안 이들은 워싱턴 일원의 아웃백 스테이크하우스, 맥도날드 등에서 각 20만 달러에서 30만 달러 가량의 뇌물을 받았다. 계약업체들은 “뇌물을 주지 않을 경우 위협을 느끼고 괴롭힘을 당했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법원 증거자료 동영상에는 아담스가 코카인을 코로 들이키는 장면, 교통국 직원에게 코카인을 판매한 장면도 고스란히 찍혀 있다. 아담스는 부정부패 외에 코카인 배포 혐의도 인정했고, 5년형을 판결받았다. 그들에게 뇌물을 상납한 제설업자 5명에 대해서도 3개월에서 1년에 이르는 징역형이 선고됐다.

법정에선 7명의 피고들은 “버지니아 교통부의 부패는 일반인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심각하다”고 밝혔으며 감옥에서 3개월을 보내게 된 제설업체 존 윌리엄슨 사장 역시 “이러한 부패는 교통부 문화의 일부다”고 말했다.
이번 재판에 포함되지 않은 또 다른 제설업체도 윌리의 아내에게 수천달러의 수표를 준 정황이 포착돼 조사 중이다.

한편 제니퍼 맥코드 교통부 대변인은 “직원들의 개인적인 행동일 뿐, 우리 기관의 가치관에 역행하는 행동이다. 각종 조달 및 계약과정에 대해 지속적인 검토와 엄격한 통제를 실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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