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심 판결 비판하며 “무죄 추정” 강조
▶ “뭉치고 일어서야” 윤 입장문과 호응
▶ 중도 포기·보수연대 불발 ‘지선 비상’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윤석열 전 대통령과 절연을 거부하며 내란을 극복할 마지막 기회를 걷어찼다.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한 법원이 '계엄이 곧 내란이 아니다'란 주장을 뒤집을 근거도 못 내놨다며 판결 불복카드까지 꺼냈다. 절연은커녕 '윤 어게인' 등 강성 지지층과 함께 가겠다는 뜻을 분명하게 밝힌 것이다.
자신을 향한 비판 화살은 윤 어게인 절연을 요구한 이들에게 돌렸다. 이들을 '갈라치기 세력'이라고 지칭, 결별해야 한다는 주장도 서슴지 않았다. 장 대표가 대다수 국민 정서와 보수 유권자들과 동떨어진 인식을 서슴없이 드러내면서, 석 달 앞으로 다가온 6·3 지방선거에서 보수 제1당이 윤 전 대통령과 함께 공멸할 수 있다는 우려가 그 어느 때보다 커졌다.
20일 오전 장 대표가 상복(喪服)을 떠올리는 검정색 넥타이에 짙은 색 정장을 입고 회견장에 들어설 때만 해도 절연을 표명할 수 있다는 일말의 기대감도 돌았다. 그러나 약 10분간 진행된 회견에서 장 대표는 윤 어게인과 함께 가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장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국민의힘은 줄곧 ‘계엄이 곧 내란이 아니다’는 입장을 분명히 해왔다"며 "그러나 1심 판결은 이런 주장을 뒤집을 충분한 근거와 설명을 내놓지 못했다"고 강조했다. 또 "판결문에서 발견되는 논리적 허점들이 지귀연 판사가 남겨놓은 마지막 양심의 흔적들"이라며 "1심 판결이다. 무죄추정 원칙은 예외 없이 적용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당내에서 분출하는 윤 전 대통령과의 절연 요구에 대해선 "대통령과의 절연을 앞세워 당을 갈라치기 하는 세력, 단호하게 절연해야 할 대상은 오히려 이들"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오히려 "(윤 어게인처럼) 목소리가 조금 거칠고 하나로 모여 있지 않아도 우리와 다른 주장을 하는 분들의 목소리 역시 무조건 무시해서는 안 된다"고 옹호했다. 또 이재명 대통령 재판을 즉시 재개해야 한다는 입장도 내놨다. 회견 이후 장 대표는 기자들의 질문을 받지 않고 퇴장했다.
윤 어게인을 끌어안겠다는 장 대표 발표문엔 강성 지지층과 함께 가겠다는 의도가 다분히 읽힌다. 전 한국사 강사 전한길씨, 고성국씨 등 윤 어게인 세력이 전날 윤 전 대통령 판결에 강하게 반발하는 상황에서 자칫 1심 선고를 계기로 윤 전 대통령 절연을 선언할 경우 자신의 당권 지지기반이 뿌리째 흔들릴 수 있다는 계산이 앞선 것으로 보인다.
당대표 취임 이후 국민의힘 지지율이 20%대 초반을 유지해 온 만큼 이들만이라도 끌고 가겠다는 의도다. 장 대표로서는 당비를 납부하는 당원 숫자가 110만 명으로 본인 취임 후 47%가량 늘어난 것이 고무적일 수 있다. 한 초선 의원은 "윤 전 대통령과 절연을 외쳐도 중도층이 본인을 지지할 가능성이 크지 않은 만큼, 외연확장보다 지지기반인 강성 지지층만이라도 확고하게 끌고 간다는 전략"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