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라니냐’의 귀환… 가주 극심한 가뭄 우려

2018-01-04 (목) 12:00:00 심우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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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가주 역사상 4번째, 비 적게 온 겨울 전망

▶ 눈 안와 스키장 울상, 해안엔 독성 가오리떼

‘라니냐’의 귀환… 가주 극심한 가뭄 우려

올 겨울 들어 캘리포니아의 적설량이 평년의 3%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3일 시에라 앳 타호 스키장을 찾은 가족이 눈이 없는 스키장 주차장에서 슬로프로 이동하고 있다. [AP]

‘라니냐’의 귀환이 올 겨울 남가주를 비롯한 캘리포니아 전역에 영향을 미치면서 강수량 부족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지난 겨울 캘리포니아에 폭우를 불러왔던 ‘엘니뇨’를 대신해 남미 인근 동태평양 적도 해역 수온이 평년보다 낮아지는 라니냐가 전 세계 기후에 영향일 미치면서 캘리포니아를 비롯한 미국 내 상당 지역에 가뭄 등 기상 조건 악화가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기상 전문가들이 분석하고 있다.

실제로 LA를 비롯한 남가주 지역은 이번 겨울 들어 비가 거의 내리지 않으면서 가장 건조한 해의 하나로 기록될 전망이라고 3일 LA타임스가 보도했다.


국립기상청에 따르면 지난해 10월1일부터 12월31일까지 LA 다운타운 지역의 강수량은 불과 0.12인치에 그쳤다. 10월에서 12월까지 3개월 동안 LA의 강수량은 평균 4.03인치인데, 이에 비하면 이번 시즌 같은 시기의 강수량은 평소의 33분의 1에 불과한 것으로, 이는 지난 1962년 이후 55년만에 가장 건조한 겨울이며, 남가주 기후 측정 역사상 4번째로 비가 적게 온 겨울로 기록될 전망이라고 LA타임스는 전했다.

이같이 남가주를 비롯한 주 곳곳에 건조한 겨울이 이어지면서 적설량도 크게 부족해 스키 리조트들이 울상을 잇고 있다고 ABC 방송이 전했다.

ABC에 따르면 주정부가 3일 올해 처음으로 실시한 시에라 네바다 산맥의 적설량 측정 결과 현재 눈의 양이 평년의 3%의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마운틴 하이 리조트의 경우 인공 눈을 사용하고 있지만 최근 낮 기온이 올라가면서 인공눈 조차 뿌리기 힘들다고 관계자가 밝혔다. 인근 스키 리조트들 역시 인공 눈으로 손님들을 끌고 있지만 겨울 시즌을 맞아 스키를 애용하는 방문객들을 끌기에는 인공 눈 만으로는 역부족인 상황이라는 것이다.

또 오렌지카운티 레지스터는 라니냐로 인해 남가주 해안에 독성을 품은 노랑 가오리떼가 출몰하는 이상 현상이 나타나 해수욕객들이 가오리의 꼬리에 쏘여 부상을 당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고 이날 전했다.

지난 1주일 동안 헌팅턴비치 해변에서 독성 가오리에게 피해를 입은 사람들의 수가 300여 명에 달하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심우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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