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워싱턴주 관련법 상 미국 내 거주 가족에만 보상 자격
▶ 하람양 장기 기증 받은 남성 김양 부모에게 감사 편지
지난해 9월 시애틀의 오로라 다리에서 발생한 ‘라이드 더 덕스’ 관광차량 충돌사고로 사망한 한국 유학생 김하람(20)양의 가족이 배상소송에서 제외될지도 모른다는 전망이 제기됐다.
시애틀 사상 최악의 교통사고 중 하나로 꼽히는 이 사고로 김양을 비롯해 클라우디아 더쉬밋(49), 인도네시아 유학생 프리반도 푸트라단토(18), 일본인 마미 사토(37ㆍ여) 및 중국 유학생 런지 송(17) 등 5명이 숨졌다.
워싱턴주의 관련 법은 미성년자와 성인에 대한 보상 규정이 크게 다르다.
사망자가 미성년자일 경우 당연히 부모가 보상을 받게 되지만 성인이 사망할 경우 보상 수혜 자격이 두가지로 나뉜다.
첫번째 대상은 배우자(부인 또는 남편)와 자녀들이다. 두번째 대상은 부모 또는 형제들이지만 사고 당시 이들이 미국에 거주하고 있었어야 한다는 조건이 따른다.
이 같은 관련법에 따르면 미성년자인 중국 유학생 송양의 경우 부모가 보상을 받을 수 있고 4명의 성인 피해자 가운데 유일하게 자녀가 있는 더쉬밋은 그 자녀에게 보상금이 지급된다.
하지만 김양을 비롯한 나머지 3명의 성인 사망자는 배우자도, 자녀도 없기 때문에 부모가 보상 수혜자가 되지만 사고 당시 이들의 부모들은 미국에 거주하지 않았기 때문에 보상 대상에서 제외될 수 있다는 논리다.
사고를 낸 ‘덕스’ 관광회사 측의 팻 뷰캐넌 변호사는 모든 유가족들이 보상소송을 제기할 수 있지만 대상에 따라 보상금 규모가 크게 줄어들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김양 유가족 측의 변호사는 이미 이 같은 워싱턴주 피해자 보상 관련법이 위헌이라며 주 대법원에 심리를 청구한 것으로 밝혀졌다.
한편 김하람양으로부터 장기 기증을 받은 40대 남성이 지난달 김양의 부모에게 감사의 편지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몬태나에 거주하는 49세 브라이언 와이스씨는 간 이식 수술을 위해 장기 기증을 기다리고 있었고 김양이 숨지면서 기증한 간을 이식 받아 건강한 삶을 살고 있다. 와이스씨는 자신이 누구로부터 간을 기증 받았는지 몰랐었지만 약 한달전 김양의 부모가 보낸 편지를 통해 자신이 오로라 다리 사고 피해자인 김양으로 인해 새 삶을 살게됐다는 것을 알게됐다.
와이스씨는 김양의 부모가 보내 준 편지를 거실 벽에 걸어 놓았는데 이 편지에서 김양의 부모는 “하람이의 건강한 장기가 누군가의 삶을 건강하고 행복하게 만드는데 기증된 것을 매우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