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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카 바이러스 공포’한인관광업계 비상

2016-02-03 (수) 구성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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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침체·저유가 세계경제에 악재 겹쳐

▶ “아직 남미여행 취소 없지만 파장에 촉각”

‘지카 바이러스 공포’한인관광업계 비상
중국 경기둔화와 저유가에 비틀거리는 글로벌 경제가 ‘지카 바이러스’라는 복병을 만나 중남미와 동남아를 중심으로 관광산업이 타격을 받고 있는 가운데 LA 한인 여행업계에도 비상이 걸렸다.

브라질, 아르헨티나, 페루 등 남미 관광상품을 취급하는 한인 여행사들은 아직까진 남미 여행 상품을 구입한 한인들의 대규모 예약취소 사태는 없다며 안도하는 분위기다.

그러나 오는 5~10일 열리는 브라질 최대 축제 ‘리우 카니벌’과 오는 8월 리우 하계올림픽을 앞두고 남미 여행 호황을 기대했던 여행업계는 지카 바이러스가 비즈니스에 악영향을 끼치지 않을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삼호관광 스티브 조 상무는 2일 “다행히 남미 여행 상품을 구입한 고객 중 예약을 취소한 경우는 없다”며 “그렇지만 지카 바이러스의 불똥이 어디로 튈지 모르기 때문에 TV 뉴스와 남미 현지사정을 수시로 점검하며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주투어 박평식 대표는 “남미 여행을 앞두고 있는 한인 중 일부가 불안해하는 것은 사실”이라며 “지카 바이러스 관련 문의가 들어올 때마다 모기에 물리지 않도록 주의하고 비상시 대처법을 알려준다”고 전했다.

지카 바이러스로 인한 경제위기를 제일 심각하게 겪고 있는 지역은 바이러스가 가장 유행한 브라질을 포함한 남미 대륙이다. 원유 수출에 주로 의존하는 이 지역 국가들은 저유가로 경기침체에 빠진 상황에서 지카 바이러스로 관광산업까지 타격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세계여행관광협회(WTTC)에 따르면 지카 바이러스 확산의 진원지인 브라질 관광산업 규모는 지난 2014년 기준 세계 9위로 국내 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작지 않다. 브라질의 여행·관광관련 직·간접적 일자리만 전체의 8.8%인 880만개에 달한다. 하지만 지카 바이러스 공포가 확산되면서 브라질행 비행기 표를 취소하는 해외 관광객이 급증하고 있다.

이와 관련, AP 통신은 지카 바이러스 위협이 브라질 통화인 헤알 가치 급락보다 더 심각한 문제로 부각되고 있다며 해외 투자가들이 브라질 증시에서 관광업과 관련된 주식들을 대거 팔아치우는 등 브라질 경제에 큰 악재가 될 것이라고 지난 1일 전했다.

만약 바이러스가 중남미에서 북상해 미국에 상륙할 경우 글로벌 경제에 미치는 파장은 급속도로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 경기가 둔화된 상황에서 앞으로 세계 경제의 성장축이 될 것으로 전망되던 미국 경제가 지카 바이러스로 침체될 경우 글로벌 경제가 성장의 원동력을 상실하기 때문이다.

지카 바이러스가 앞으로 더 창궐할 경우 공포심이 확산돼 글로벌 경제의 활력 자체가 꺼져버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골드만 삭스의 알베르토 라모스 남미시장 공동대표는 “지카 바이러스의 경제적 충격은 군중심리를 통해 나타날 것”이라며 “시민들이 일상 경제생활을 꺼리기 시작하면 문제가 더 심각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구성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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