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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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세대 목회, 지금부터 고민해야 합니다”

2015-09-18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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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래형 교회 컨퍼런스’ 여는 열린문장로교회 김용훈 목사

“지금은 미주 한인교회의 미래를 진지하게 논의하고 꿈을 꿔야할 때입니다. 3일 동안 많은 목회자들과 한인교회의 당면 과제를 함께 고민하고 싶습니다.”
한어권과 영어권 세대가 협력해 새로운 미주 한인교회의 모델을 만들어가고 있는 열린문장로교회의 김용훈 목사(사진)가 오는 11월 열리는 ‘미래형교회 컨퍼런스’를 앞두고 한인 교계에 당부하는 말이다.
열린문장로교회가 현재 위치한 헌던으로 이전해오기 훨씬 전부터 실험해온 미래형 교회는 ‘상호의존형교회(Interdependent Church)’라는 이름으로 잘 알려져 있다. 1세대 한어 회중과 차세대 영어 회중이 동등한 위치에서, 서로의 장점을 나누고, 약점을 보완하며, 성경적 신앙 전통을 계승해가는 시스템을 성공적으로 정착시켰다는 평가가 내려지고 있다. 김 목사가 비전을 공유했던 동료 목회자, 부교역자, 평신도 리더들과 20여년간 포기하지 않고 달려온 값진 결과들이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아직도 양쪽이 완전한 확신을 갖고 있다고 말할 수 없습니다. 이론은 좋았으나 서로에게 있는 상처와 오해 때문에 실패한 것들이 있습니다. 그러나 성공한 부분도 많죠. 목회자 여러분들이 컨퍼런스에서 그런 면들을 가감 없이 보고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으면 합니다.”
김 목사는 초기에 시행착오를 겪었던 이유 중 하나로 2세 교회와의 비전 공유 실패와 리더십에 대한 오해를 들었다. 영어 잘하는 목사면 될 줄 알았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리더들이 한마음을 갖는 게 더 중요한 일임을 알게 됐다. 바라보는 청사진이 서로 같지 않아 오는 괴리감도 점점 커졌다.
감사하게도 그런 도전들을 이겨내고 열린문교회 영어 회중은 독립교회로 우뚝 섰다. 2011년 900만달러를 들여 1세 교회 옆에 건물을 새로 지었는데 공사비 450만달러의 모기지를 스스로 갚아나갈 만한 재정자립도를 이뤘다. 작정했던 건축헌금을 이미 다 갚았을 만큼 성도들은 헌신적이었다. 한어 회중은 같이 사용해야하는 주차장 공사비 450만달러를 부담하기로 했다.
영어 회중 담임은 존 차 목사가 맡고 있다. 그는 원래 담임으로 있다가 다른 목사에게 자리를 내어주고 부목사로 사역해 화제가 됐었는데 후임 목사가 다른 교회로 옮겨간 뒤 성도들은 그를 다시 담임으로 임명했다.
김 목사는 “선교를 나가 보면 영어가 능숙한 2세들이 참여했을 때 효과가 어떻게 다른지 실감하게 된다”며 “부모들이 은퇴하면 자녀가 있는 곳으로 이주하는 경향이 많은데 열린문장로교회의 경우 이들을 포용할 수 있는 세팅이 되어 있어 유리한 점이 많다”고 소개했다. 이런 부모 세대를 급히 심방해야 할 때 한국어가 서툰 목회자가 1세 교회에 도움을 요청하는 일이 종종 생긴다. 1세의 경험과 2세들의 도전 정신이 서로에게 큰 힘이 된다.
“그러나 앞으로 어떻게 될지 아무도 모르죠. 상호의존교회의 성공 가능성이 높다고도 말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분명히 큰 변화가 오고 있습니다. 저희는 공동 당회를 열 때 어느 회중이 더 많으냐를 기준으로 당회장을 선출하기로 규약을 정했습니다. 또 교회 이름에서 ‘한인’이란 말을 뺀 것은 언젠가는 소수민족 전체를 다 포용해야 할 때가 오리라는 생각에서입니다.”
교회가 작아서, 준비가 안 돼서 시도를 주저하는 목회자들에게는 “오히려 그 때 더 적용하기 쉽다”고 김 목사는 강조했다. 이 말에는 모든 교회들이 다 어려운 상황에 있겠지만 ‘지금 다음 세대를 붙잡지 않으면 미주 한인교회의 미래가 불확실해진다’는 절박감도 깔려 있다.
김 목사는 “이미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며 “진정 2세를 위한 목회를 걱정한다면 지금 기회를 잡아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컨퍼런스에서는 김용훈 목사, 피터 차 교수(트리니티신학교), 존 차 목사, 송민호 목사(토론토영락장로교회)가 강사로 나서며 등록은 홈페이지(opendoorpc.org)를 통해 100명을 선착순으로 받는다. 등록비는 호텔, 식사비를 포함하면 120달러, 컨퍼런스만 참여할 경우 크게 할인된다.
문의 (703)318-8970 한국어
(703)318-8972 영어
conference@opendoorpc.org
<이병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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