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nglish for the Soul] 최정화 l 사후 혼
2015-08-14 (금) 12:00:00
최정화[커뮤니케이션 학 박사/영어서원 백운재 대표]
Soul After Death / 사후(死後) 혼(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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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 it is appointed unto men once to die, but after this the judgment.
한 번 죽는 것은 사람들에게 정해진 것이요 이것 뒤에는 심판이 있나니.
Life is death! 삶은 죽음이다. 과연 그렇습니다. 생명은, 태어나서 사는 동안 끊임없이 죽음을 향해 전진합니다 - 결국 ‘그 날’을 맞을 때까지! 그래서 삶은 죽음을 향해 마냥 걷는 길일 뿐입니다. 만약, 죽음이 ‘끝’이라면 허무합니다. 그냥 그렇게 끝날 인생이라면, 산다는 게 정녕 무의미하겠지요.
과연 그렇까요? 사람이 죽으면 어떻게 되는가? 그저 모든 게 끝인가? 아니면, 육신의 죽음 뒤에도 뭔가 살아남아 여정을 계속하는가? 죽음 뒤에도 생명은 이어지는가? Is there a Life after Death? 사후(死後)에도 삶은 있는가? 그렇다면, 이어지는 생명의 실체는 무엇인가? 영(靈)인가? 혼(魂)인가? 얼인가? 넋인가? 얼은 나르고 넋은 흩어진다는 혼비백산(魂飛魄散)의 수수께끼? 죽으면 모든 게 끝이라고 믿는다 생각하는 사람들도 사실 그런 믿음에 백퍼센트 확신을 갖진 못합니다. 다만 그럴 거라는 막연한 느낌에 괜히 힘주어 말하는 정도입니다. "진짜 끝!"이라고 확신한다면 귀신이네 떠도는 넋이네 하는 미신에 결코 휘둘리지 말아야 합니다. 한 여름 밤중에 떠도는 납량특집 귀신 얘기들이 여즉 인기가 있는 걸 보면, 아닌게 아니라 ‘죽으면 모든 게 끝’이라는 믿음을 확고히 붙잡는 일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님을 알게 됩니다.
As it is appointed unto men once to die, but after this the judgment.
한 번 죽는 것은 사람들에게 정해진 것이요 이것 뒤에는 심판이 있나니.
오래 전, <티벳 사자(死者)의 서(書)>를 꼼꼼히 공부해 본 적이 있습니다. 죽은 사람의 귀에 대고 읽어주는 책이 바로
인 것입니다. 음유시인 가수 레오나르드 코헨의 구수한 내레이션으로 보는 다큐멘터리 두 편도, 육신의 죽음 뒤 벌어지는 사람 혼(魂)의 여정을 무척 실감나게 그려내고 있습니다. 과연, 몸의 죽음이 모든 것의 끝이 아니구나! 하는 걸 여실하게 보여주는 책이 <티벳 사자(死者)의 서(書)>인 것이고, 그래서 아직 육신 속에 거하는 많은 혼들이 이 책을 탐독하게 됩니다.
엄마 뱃속 "쌍둥이의 우화"가 생각납니다. 흔히 "The Parable of the Twins"라고 읽히는 얘기죠. 요약하면 대략 이런 이야기가 됩니다.
"엄마 뱃속의 쌍둥이가 대화를 나눈다. 이곳 엄마 뱃속이 얼마나 좋고 편한가를 말하는 아기에게 다른 아기가 넌지시 속삭인다. 혹시 ‘태어난 후의 삶’이란 게 우릴 기다리고 있을지도 몰라. [Maybe there is life after birth!] 그런 게 있을라구? 이게 다야. 여기가 다라구. 이게 다지 이것 뒤에 따로 무슨 세상이 있겠어. ...... 그러다, 결국 엄마 뱃속을 나와 세상 속의 ‘엄마’를 만나게 되는 쌍둥이 아기들." 과연 누가 옳았던가요? 엄마 뱃속이 전부라 믿었던 아기와 잉태 후의 ‘탄생’과 엄마의 존재를 믿었던 아기, 우린 이 둘 중 어느 아기인가요? ‘여기 너머 저기’란 과연 어떤 세상일까요?
As it is appointed unto men once to die, but after this the judgment.
한 번 죽는 것은 사람들에게 정해진 것이요 이것 뒤에는 심판이 있나니.
말씀이 육신이 되시어 사람 속으로 들어오신 예수 그리스도를 잘 알지 못했던 유태인들에게 보내진 편지 <히브리서> 9장 27절에 나오는 말씀입니다. 사람은 누구나 다 한 번 죽지만, 죽음이 끝이 아니요 죽음 뒤에는 심판이란 게 기다리고 있다네요. 죽음이 끝이라면 차라리 편할 일이언만, 육신의 죽음이 인생의 끝은 아니라네요. 산다는 게 그리 호락호락한 일이 아닌 터에, 죽음 또한 그리 녹록치 않은 일인 모양입니다.
참고로, 구약성경 <전도서>엔 이런 말씀도 들어 있군요. "그때에 흙은 전에 있던 대로 땅으로 돌아가며, 영(靈)은 그것을 주신 [하나님]께로 돌아가리로다." Then shall the dust return to the earth as it was: and the spirit shall return unto God who gave it. [Ecclesiastes 12:7]
육(肉)은 흙으로 영(靈)은 창조주께로 돌아가는데, 육도 영도 아닌 혼(魂)은 죽지 않고 어디론가 가는 걸까요? 사람의 삼위일체라는 “영/혼/육” 중에서 영과 육의 ‘돌아감’ 뒤에 홀로 남게 된 혼은, 영생이냐? 아니면 피치 못할 "두번째 죽음"이냐?라는 중차대한 기로에 서게 된다는 데, ...... 과연 믿기시는지요? Shal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