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여성의 창] 송지영 ㅣ 옆에 있고 싶지 않은 사람

2015-03-03 (화)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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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전 87회 오스카시상식이 있었다. 레드카펫을 걷는 연예인들을 보면서 그들을 매력적이라고 느꼈다. 화려한 옷과 멋진 장식 때문일 수도 있지만 난 그 매력을 ‘나 봐. 나 너무 멋지지 않니?’라고 표출하는 자신감에서 나온다고 생각한다.

당신은 어떤 사람을 곁에 두고 싶은가? 난 ‘행복한 사람’이라고 답할 것이다. 나에겐 겉으로 보기에 너무 매력있는 친구가 있었다. 공부도 잘했고 외모도 좋았으며 남부러울 것 없이 하고 싶은 거 다하는 친구였다. 하지만 그 친구는 스스로가 행복하지 않았다.

나와 만날 때마다 자기는 통통하고, 할리우드 배우와 비교할 때 자신은 못생겼으며, 키가 작다는 둥 끝없는 자기비하를 했었다. 처음에는 그 친구를 위로해주다가 결국 옆에 듣고 있는 내가 행복해지지 않아 그 곁을 떠난 적이 있다.
이 세상 사이가 절대로 틀어져서는 안되는 것들 중 첫번째로 나와 일과의 관계를 꼽고 싶다.


자신의 일을 사랑하지 않는 채로 이 세상을 살아가면 하루하루가 너무 힘들 것이다. 매일 아침 일어나 싫어하는 일로 최소 10시간을 보내는 삶이란... 두번째로는 나와 신과의 관계이다. ‘나는 잘되는 게 없어. 하늘은 나를 버렸어. 나는 신도 버린 사람이야.’ 이런 고통 속에서 고통만을 음미하기보다는, ‘이 고통으로 인해 신이 나를 성장시켜줄 거야.

곧 신이 나를 도 울거야’라는 이상적인 관계를 말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는 제일 중요한 나와 나와의 관계이다. 나는 나와 절대적으로 친해져야 한다. 세상 모두가 나를 싫어하고 버리는 것 같아도 나 자신을 포기해서는 안된다. 이 세상 내가 날 사랑하지 않으면 누가 날 사랑하겠는가?

아무리 못생기고, 뚱뚱하고, 다른 누군가에 비해 부족한 것이 있어도 내 자신을 버려선 안된다. 나만은 나를 사랑할 줄 아는 사람. 나 자신과의 관계가 올바른 사람. 그 사람이 바로 ‘행복한 사람’이다.

세상이 실력과 외모와 능력으로 사람을 평가한다고 인정하자. 그러면 나만이라도 나를 맹렬하게 무조건적으로 사랑해줘야 하지 않겠는가? 그것이 바로 나 자신에 대한 나만이 가진 아름다운 권리이며, 그것이 바로 할리우드 배우들이 가진 아름다움이라 하겠다. 나를 사랑하는 행복한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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