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美 연구팀 “치료 중단 시 심혈관 보호효과 빨리 사라져…지속적 복용 중요”
세마글루티드·티르제파타드 등 글루카곤 유사 펩티드-1(GLP-1) 계열 비만·당뇨 치료제를 중단하면 체중이 다시 늘 뿐 아니라 심근경색·뇌졸중·사망 위험 감소 효과도 빠르게 사라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세인트루이스 워싱턴대 의대 지야드 알-알리 박사팀은 19일 의학 학술지 BMJ 메디신(BMJ Medicine)에서 제2형 당뇨병 환자 33만여 명을 대상으로 GLP-1 약물 치료 지속 여부와 심혈관 질환 위험 간 관계를 분석한 결과, 치료를 중단하면 주요 심혈관 사건 위험이 다시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알-알리 박사는 "GLP-1 수용체 작용제의 심혈관 보호 효과는 서서히 축적되지만, 치료를 중단하면 빠르게 사라진다"며 "중단 후 다시 치료를 시작해도 이전 수준으로 완전히 회복되지는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GLP-1 계열 약물은 당뇨병 치료제로 개발됐으나 체중 감소 효과와 함께 심혈관 보호 효과도 확인되면서 비만 치료제로 널리 사용되고 있다. 그러나 비용과 부작용, 약물 공급 문제 등으로 상당수 환자가 치료를 중단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GLP-1 계열 약물에는 세마글루티드 기반의 오젬픽(Ozempic)과 위고비(Wegovy), 티르제파티드 기반의 마운자로(Mounjaro)와 젭바운드(Zepbound)가 포함된다.
연구팀은 미국 재향군인 33만3천687명을 대상으로 GLP-1 약물 처방군과 경구용 치료제 설포닐우레아 계열 당뇨약 처방군을 비교하고, 최대 3년간 추적 관찰했다. 연구 기간에 GLP-1 사용을 중단한 사람은 26%였고, 23%는 6개월 이상 중단 후 다시 치료를 재개했다.
분석 결과 GLP-1 약물을 3년 내내 지속해서 복용한 환자는 설포닐우레아 복용군보다 심근경색·뇌졸중·사망 등 주요 심혈관 사건 위험이 18% 낮았다.
하지만 GLP-1 치료를 중단하거나 중단 후 재개한 경우에는 이런 이점이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치료를 단 6개월만 중단해도 심혈관 위험이 유의미하게 증가했고, 중단 기간이 길수록 위험 증가 폭도 컸다.
GLP-1 약물 사용을 1년 또는 2년간 중단하고 재개하지 않을 경우, 지속적인 치료군과 비교해 심혈관 사건 위험이 각각 14%, 22% 증가해 치료로 얻은 이점이 대부분 사라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또 치료를 중단했다가 다시 시작한 경우에도 지속적인 치료군보다 효과가 낮았고, 평균적 위험 감소 폭도 12%에 그쳐 지속적 치료군(18%)보다 작았다. 특히 6개월 중단 후 재개한 경우에도 지속 치료군보다 위험이 4~8% 높았다.
연구팀은 심혈관 사건 위험 증가에 대해 GLP-1 약물 중단 시 체중이 다시 증가할 뿐 아니라 염증, 혈압, 콜레스테롤 등 대사 지표가 다시 악화하는 '대사적 반동'이 나타나기 때문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알-알리 박사는 "GLP-1 약물을 중단하면 체중 증가 뿐 아니라 보이지 않는 대사 상태도 빠르게 악화한다"며 "약물의 심혈관 보호 효과는 서서히 축적되지만 중단하면 빠르게 사라진다"고 말했다.
이어 이 연구 결과는 GLP-1 치료제를 통해 얻은 심혈관 보호 효과를 유지하려면 지속적인 치료가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치료 중단을 줄이기 위한 부작용 관리와 비용 부담 완화 등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